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CEO.  뉴스1·블룸버그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 뉴스1·블룸버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도체 동맹을 견고화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와 반도체 기업 간 협력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한·미 반도체 외교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5월 30일 서울 서초 사옥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나 양사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겔싱어 CEO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하고 베트남에 들렀다가 방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 경영진이 차세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위탁 생산을 비롯해 PC·모바일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세계 반도체 1·2위 기업을 다투는 라이벌이자 고객사로, 많은 접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부분에서 협력할 여지가 있다. 인텔은 삼성전자 제품에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설계한 반도체의 위탁 생산(파운드리)도 맡긴다.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해 삼성전자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광폭 경영 행보가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취임식과 만찬에 모두 참여하고, 5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해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직접 안내해 주목받았다. 

5월 21일 진행된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5월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도 참여하는 등 연달아 대외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용, 대형 M&A 곧 결단” 관측 

이 부회장은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전체 투자액 450조원 중 80%인 360조원을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5년간 국내 투자 금액(250조원)보다 100조원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이 부회장은 5월 25일 대규모 투자에 대해 “숫자는 모르겠고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며 “앞만 보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5월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6년 만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이 부회장의 인재 지원과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의지라고 봤다. 이날 시상식 만찬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수합병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혀 이 부회장이 대형 딜에 대한 결단을 곧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정권 5년간 두 차례 수감됐으며, 지난해 8월 법원의 가석방 결정으로 출소했다. 현재는 ‘취업제한’ 상황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인플레이션 등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칸영화제를 찾은 ‘브로커’팀. 사진 뉴스1
칸영화제를 찾은 ‘브로커’팀. 사진 뉴스1

‘칸’에서 K콘텐츠 위상 높인 CJ
5년간 성장동력에 20조원 투자 

CJ그룹은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성장동력에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5월 30일 밝혔다. CJ는 앞서 그룹의 ‘4대 성장엔진’으로 △문화(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선정했으며 이 중에서도 문화와 플랫폼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K콘텐츠와 K푸드 등 한국 문화 확산에 12조원을 투자한다. 영화·드라마·예능 같은 각종 콘텐츠 제작 및 제작 역량 확보와 한국 음식 문화 확산을 위한 각종 캠페인 및 이벤트, 미래형 식품 개발과 생산 시설 확보 등에 쓰기로 했다. 소프트파워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K브랜드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1995년부터 투자해온 문화 사업 분야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CJ ENM이 투자·배급한 영화 ‘기생충’은 2019년 칸영화제 황금 종려상, 2020년 오스카상을 석권했다. CJ ENM이 투자한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도 올해 5월 27일 열린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CJ그룹은 물류·커머스 등 플랫폼 분야에도 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통운은 물류센터 설비를 늘리고 풀필먼트(종합물류) 등 전자상거래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확장한다. CJ올리브영은 정보통신(IT)기술을 적용해 마케팅·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웰니스와 지속가능성 분야에도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바닷물에서 자연 분해되는 플라스틱 소재(PHA) 제품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바이오 의약품위탁개발 생산시설(CDMO)과 천연 프리미엄 소재 고도화를 추진한다. 

CJ그룹은 이번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026년까지 매년 5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최소 2만5000명에서 3만 명에 육박하는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첨단 복합소재 제품을 선보인 코오롱그룹. 코오롱그룹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첨단 복합소재 제품을 선보인 코오롱그룹. 사진 코오롱그룹

코오롱그룹, 5년간 4조 푼다
첨단소재·친환경 에너지 등 투자

코오롱그룹은 향후 5년간 첨단소재와 친환경에너지, 바이오 등 6개 분야에 총 4조원을 투자한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들은 협력을 통해 수소 가치 사슬을 구축하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은 5월 30일 주요 사장단이 참석한 ‘원앤온리(One&Only)위원회’에서 ‘미래 투자 및 고용 전략’을 논의하고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코오롱그룹은 2018년 말 이웅열 명예회장이 은퇴한 뒤, 주요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영 협의체인 ‘원앤온리위원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첨단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슈퍼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섬유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분리막 등 이차전지 소재를 비롯한 첨단 신소재 사업 분야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또 풍력발전과 연료전지 소재, 수소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는 9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서는 육·해상 풍력 사업망을 확대하고, 기존 설비를 개선하는 리파워링 사업에 집중한다. 풍력발전소의 심야 전력을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수소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연구와 임상시험, 공정 개발 등 설비투자에 4500억원을 투입한다. 도심항공교통(UAM)과 우주발사체 복합소재 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도 1000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사업 기반 확대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은 취약계층 채용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회사인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파파모빌리티는 퇴직 군인을 채용하고, 스포츠 센터인 코오롱스포렉스를 운영하는 코오롱글로벌은 장애인 체육 선수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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