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왼쪽에서 두 번째)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뉴스1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왼쪽에서 두 번째)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뉴스1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간 취업제한 등 여러 제약을 받았던 이 부회장이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한 지 나흘 만의 첫 공식 경영 행보다.

이날 기공식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열렸다.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디지털솔루션) 부문장, 정은승 DS 부문 CTO(최고기술담당임원),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기공식에서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기술 투자, 반도체 중시 기조를 잇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흥캠퍼스는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이다. 삼성은 이곳에서 1983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 64K D램 개발을 이뤄냈으며,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역사를 썼다.

이번 기공식을 통해 처음 공개된 기흥캠퍼스 R&D단지는 2028년까지 약 10만90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는 삼성에도 역대 최대 규모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등 반도체 전 사업 분야 핵심 연구 기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기흥 R&D단지 건설을 통해 국내외 소재·장비·부품 분야 협력회사들과 R&D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 부회장의 ‘스킨십 경영’도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기공식이 끝난 직후 화성캠퍼스로 이동해 임직원과 간담회를 했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2020년 8월 수원 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 이후 만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직접 소통 기회를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하며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이 부회장은 구내식당에서 ‘우삼겹 숙주라면’으로 임직원과 함께 식사했다. 또 간담회에 참석한 한 직원이 “출근 전에 아내에게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그러지 마시고 영상 통화를 한번 하시죠”라며 즉석에서 영상 통화를 하는 등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화성캠퍼스 반도체연구소에서 DS 부문 사장단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회의도 열었다.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R&D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8월 24일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를 방문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만큼, 앞으로 내부 조직 정비와 현안에 집중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연내 회장으로 승진해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월 22일 ‘이천포럼 2022’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월 22일 ‘이천포럼 2022’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뉴스1

SK그룹 ‘이천포럼 2022’ 개최
최태원 회장 참여, ESG 실천안 모색

SK그룹이 8월 22~25일 ‘이천포럼 2022’를 개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의논했다.

올해 포럼 주제는 ‘SK의 ESG: 스토리를 넘어, 실천으로’였다. 첫날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최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과 사외이사, 학계,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 의장은 개회사에서 “이제 ESG 실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이번 포럼에서 ESG 실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ESG를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구체적 해답을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천포럼은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서든 데스(Sudden Death)하지 않으려면 기술혁신과 사회·경제적 요구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토론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롯데지주·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롯데지주·뉴스1

 

글로벌 현장 경영 본격 확대
신동빈 롯데 회장,
사면 후 첫 해외 출장 ‘베트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후 글로벌 현장 경영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8월 23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8월 말 베트남으로 출국한다. 신 회장은 9월 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신도시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해 현지 사업을 점검할 예정이다.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연면적 68만㎡ 규모의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서울 코엑스의 1.5배 규모에 달한다. 지하 5층~지상 60층 쇼핑몰과 오피스·호텔·아파트 등으로 구성되며 사업비는 9억달러(약 1조2231억원) 수준이다.

롯데는 중국 시장 철수 이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해왔다. 롯데는 2008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았다. 롯데그룹은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하고 2008년 롯데마트 1호점을 열었다. 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물산 등도 베트남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8월 20일 별세한대웅제약 창업주윤영환 명예회장. 사진 뉴스1
8월 20일 별세한대웅제약 창업주윤영환 명예회장. 사진 뉴스1

‘우루사·베아제’ 등 대표 의약품 개발 주도
윤영환 대웅제약 명예회장 별세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이 8월 20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4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균관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뒤 약국을 운영하다가 1966년 대한비타민을 인수하면서 기업 경영을 시작했다. 

고인은 ‘좋은 약으로 국가를 돕는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 신념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1978년 대한비타민의 사명을 대웅제약으로 바꾸고, 1974년 국내 최초로 ‘우루사’의 연질캡슐, 1988년 국민 소화제로 꼽히는 ‘베아제’를 출시했다. 2001년 국내 바이오 신약 1호인 ‘이지에프(EGF)’ 국내 순수 개발도 주도했으며, ‘코엔자임큐텐’과 고혈압 복합 개량신약인 ‘올로스타’ 등 다양한 신약을 선보였다. 

고인은 2014년부터 명예회장직을 맡아왔으며, 1984년 대웅재단, 2014년 석천나눔재단을 각각 설립해 인재 육성과 국내외 생명공학 연구를 지원했다. 유족은 아들인 재용·재훈·재승씨, 딸 영씨 등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자녀 중 윤재승씨가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