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 체인점으로 뽑힌 인앤아웃버거는 미국의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소비자 만족도에서 2010년과 2011년 맥도날드를 제치고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앤아웃버거는 성공비결인 신선도 유지를 위해 필요가 없는 물건과 포기하는 것들이 많다. 매장에서는 얼린 재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냉동고나 전자레인지가 필요 없다. 또 직영 공장과 식자재 배급소를 운영하면서 식재료의 품질을 직접 관리하다 보니 직영 배급소 반경 800㎞ 내에만 매장 오픈을 허용하고 있다. 그래서 1948년 1호점 개점 이후 지금까지도 매장 수는 미국 서부 4개 주에 300개가 채 되지 않는다.

메뉴판도 단순하다. 햄버거 세 종류, 프렌치프라이, 밀크쉐이크, 소다 음료가 전부다. 창업 이래 변함이 없다. 주문과 동시에 요리가 시작되기 때문에 햄버거를 먹기 위해선 평균 12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빠르지 않은’ 패스트푸드점이지만 질 좋고 맛 좋은 햄버거에 열광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입소문 때문에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은 맥도날드의 1%에 불과하지만 순이익률은 20%에 이른다.

성공 요인은 경쟁 요소의 차별화다. 흔히 2등 기업들은 1위 기업과 비교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애쓴다. 인앤아웃버거는 맥도날드와 정반대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 신선하고 맛있는 제품이 그것이다. 얼린 감자를 튀기는 맥도날드에 비해 감자튀김을 만드는 과정을 손님들이 직접 볼 수 있게 하면서 즉석에서 생감자를 썰어 튀기는 신선한 재료를 쓴다는 점을 강조하고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차별요인이다.

신선한 햄버거로 승부수를 걸어 성공한 인앤아웃버거
신선한 햄버거로 승부수를 걸어 성공한 인앤아웃버거


맥도날드를 앞지른 인앤아웃버거의 성공비결

코카콜라는 1886년, 펩시는 1893년에 각각 설립됐다. 이후 이 두 회사는 콜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1893년 펩시가 처음 콜라시장에 들어왔을 때 미국 시장의 고객 대부분은 코카콜라의 품질이 우수하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에서 펩시는 코카콜라와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했고 결국 1933년 펩시는 파산위기를 맞는다. 펩시는 자구책으로 2온스 병의 값을 10센트에서 5센트로 인하하게 된다. 그 결과 가격 대비 품질 측면에서 펩시의 가치가 증가했다고 고객들이 생각하게 됐고, 이에 펩시는 어느 정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펩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펩시는 이 같은 가격 우위 전략을 1970년대까지 유지했다. 더욱이 중간상인에게는 20% 가격 인하도 해주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계속적으로 상승해 펩시가 기존의 가격인하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결국 펩시는 다시 코카콜라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된다. 당시 펩시는 코카콜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온스당 가격은 비슷하지만 코카콜라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고객의 인식은 여전했다. 펩시가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품질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결국 콜라 전쟁의 포인트는 ‘가격’에서 ‘품질’로 바뀌게 된다. 펩시는 코카콜라의 고객 유형을 분석했다. 노년층은 오랫동안 코카콜라를 마셔왔고 대부분 코카콜라의 품질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젊은 층을 선택해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펩시 챌린지(Pepsi Challenge)’ 광고다. 길거리에서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표가 없는 2개의 콜라를 마시게 한 후 품질을 평가하게 하는 콘셉트였다. 광고는 성공적이었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있던 코카콜라와의 품질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펩시의 광고 성공으로 이번에는 코카콜라가 위기를 맞았다. 이때 코카콜라는 품질에 대한 인식 격차를 벌이는 것을 시도했다. 코카콜라는 ‘수많은 콜라 중 진짜 콜라는 코카콜라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낸 것. 이러한 광고를 통해 펩시가 침투했던 코카콜라만의 품질 우위 시장을 다시 차지하게 됐다. 뺏고 빼앗기는 경쟁의 연속이다.

코카콜라·펩시콜라 경쟁이 주는 교훈
1980년대 말 콜라 시장에는 또 폭풍이 불었다. 다시 가격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던 중 1990년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다. 코카콜라와 펩시보다 저렴한 ‘RC콜라’가 시장에 뛰어들며 가격에서의 차별화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때 코카콜라가 취한 전략은 ‘뉴 코크(New Coke)’ 신제품 출시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뉴 코크는 실패하고 말았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차별화 포인트는 가격, 품질, 가격, 품질, 신상품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경쟁자에 맞서는 차별화에 집중하게 되면 결국 자사가 가지고 있던 차별화 포인트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낸다면 오랜 기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와인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당시 맥주 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의문점은 ‘왜 와인 소비가 증가하는 것인가’였다. 많은 연구 결과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몸에 좋은 와인 소비가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밀러는 ‘비만, 건강을 해치는 술’에 대한 걱정이 증가해 건강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이 칼로리가 높은 맥주를 선호하지 않고 와인을 선호한다고 판단했다. 만일 칼로리가 주요 변수라면 맥주 소비자가 대부분 와인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신상품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신상품 콘셉트는 칼로리가 낮지만 맛이 우수한 맥주였고 결국 96칼로리 맥주를 개발했다. 이때 밀러의 이슈는 저칼로리 맥주 시장이 존재하는지, 칼로리에 대한 우려를 크게 가지고 있는 시장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충분히 큰 크기의 시장인지였다. 중요한 세 가지 이슈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밀러는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표적시장의 가장 큰 불만은 포만감임을 확인했다. 여기서 밀러는 포만감과 저칼로리가 지각상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을 발견하고 저칼로리를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했다. 다른 또 하나의 중요한 차원이 맛이었으므로 밀러는 ‘포만감을 적게 주는 좋은 맛의 맥주’라는 콘셉트를 선정했다. 마침내 밀러는 ‘라이트(Lite)’라는 브랜드를 가진 저칼로리 맥주를 출시하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칼로리를 낮춘 밀러라이트의 등장은 저칼로리 라이트 맥주라는 카테고리를 만든 계기가 됐다(왼).펩시와 코카콜라의 오랜 경쟁은 가격과 품질의 차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준다.
칼로리를 낮춘 밀러라이트의 등장은 저칼로리 라이트 맥주라는 카테고리를 만든 계기가 됐다(왼).
펩시와 코카콜라의 오랜 경쟁은 가격과 품질의 차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준다.


성공적인 차별화를 위해서는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것, 고객이 중요시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것, 우리가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차별화해야 함을 기억하자. 차별화는 고객의 인식 속에 우리 상품의 특별함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기업이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그 기업만의 장점으로, 기업이 주장하고 있는 제품의 차별성이 진실임을 증명해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