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DC52 개발 과정에서 평균적으로 일반 가정에서 10년 동안 청소하는 먼지의 양을 시제품으로 흡입해 봤다고 한다. 그 결과 어떠한 필터 유지관리 없이도 흡입력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DC52 개발 과정에서 평균적으로 일반 가정에서 10년 동안 청소하는 먼지의 양을 시제품으로 흡입해 봤다고 한다. 그 결과 어떠한 필터 유지관리 없이도 흡입력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청소기 아닐까. 더구나 주부들이라면 매일 한번 정도는 청소기를 돌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청소기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가 바로 필터 관리이다. 주기적으로 필터를 청소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혁신적인 청소기가 있다. 바로 영국의 유명 가전업체 다이슨에서 내놓은 진공청소기 DC52이다.

지난 7월3일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공개된 DC52는 다이슨의 최신 기술인 Dyson CineticTM(다이슨 시네틱) 사이클론이 적용된 제품이다. DC52에 적용된 핵심 기술인 Dyson CineticTM은 6년간 약 30명의 엔지니어가 개발에 참여한 기술로, 사이클론의 끝 부분에 진동 팁(tip)을 달아 먼지가 사이클론을 막는 것을 방지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곱게 간 설탕을 체에 넣고 가만히 놔두면 설탕이 더 이상 걸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체를 조금씩 흔들면서 움직임을 주면 설탕이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체를 흔드는 것처럼 팁이 진동하기 때문에 실린더 내부에 먼지가 붙더라도 금방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다이슨 홍보담당 정지혜 대리는 “지금까지 출시된 사이클론 방식의 진공청소기는 먼지가 청소기의 내부 실린더를 막으면서 흡입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었지만 DC52는 그런 걱정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개발 과정에서 평균적으로 일반 가정에서 10년 동안 청소하는 먼지의 양을 계산한 다음, 같은 양의 먼지를 시제품으로 흡입해 봤다고 한다. 그 결과 어떠한 필터 유지관리 없이도 흡입력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일반 가정에서 10년 동안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흡입력으로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종전의 다이슨 제품에는 미세먼지가 모터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별도의 필터를 탑재했지만, 미세먼지 분리 능력이 월등한 DC52는 이 필터 또한 필요 없어졌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먼지통만 비워주면 되는 것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200분의 1인 0.5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미세먼지는 물론,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99.7%까지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간담회에서 수석 디자이너인 매트 스틸은 바닥에 흰 가루를 뿌린 다음 DC52로 그 자리를 직접 빨아들여 보였다. 청소기가 지나간 자리는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해졌다. 다이슨의 이전 제품인 DC39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부 박모(47·서울시 서초구)씨는 “흡입력만큼은 여느 청소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월등하다”고 말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 성능이라면 미세먼지를 잡는다는 다이슨의 홍보를 믿어도 될 것 같았다. 다만 제품이 비교적 크고 무겁다는 단점은 있다.

DC52는 각각 머슬헤드(Musclehead)와 터빈헤드(Turbinhead)로 불리는 헤드가 달린 두 가지 제품으로 나눠 출시된다. 차이점은 바로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기 헤드에 있다. 머슬헤드의 경우 표면에 밀착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카펫 재질 바닥의 청소가 용이한 반면, 터빈헤드는 브러시가 회전하면서 먼지를 흡입하기 때문에 마룻바닥을 청소하는 데 좀더 적합하다. 국내 출시 가격은 머슬헤드 129만원, 터빈헤드 139만원이다. 문의: 02-6250-9854 

 

[Mini  interview ● 매트 스틸 수석 디자인 엔지니어]

“품질이 우선, 마케팅은 그 다음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최신 기술에 민감합니다. 늘 미래지향적 기술을 추구하는 다이슨에게는 한국 시장이 잘 맞는 셈이죠.”

다이슨의 신형 진공청소기 DC52를 디자인한 매트 스틸은 “한국 소비자들도 우리 제품의 가치를 알아볼 것이라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2008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다이슨은 그동안 한국 시장에 대한 조사도 철저하게 진행해왔다. 이번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도 엔지니어들이 한국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청소하는지, 또 청소기의 어떤 기능을 중시하는지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살고 아파트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청소기의 소음 문제도 중요할 수밖에 없죠. 다이슨 음향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청소기 내부에 복잡한 공기 채널을 만들어 모터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다이슨의 청소기는 꽤 비싼 편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 점은 부담일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판매 수익의 대부분을 연구센터(RDD)에 다시 투자합니다. 평균 연간 2억5000만파운드(약 4300억원)의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늘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출 수 있는 거죠. 다이슨에 비싼 돈을 지불하는 것은 곧 다이슨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유지할 수 있게 기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들도 이를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매일 박테리아와 진드기 등 각종 오염물질들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직업병도 갖게 됐다. 그는 “그런 것들이 사람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드물지만 확실히 더 예민해지긴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제는 다이슨 제품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상당수의 기업이 막대한 인구를 지닌 중국과 인도 등의 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모델과는 별개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저가형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다이슨의 기본 모토는 ‘가격을 위해 품질을 희생할 수는 없다’는 것이지만, 부품이 다소 적게 들어간 소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경제적이다. 실제로 다이슨은 저가형 모델을 별도로 선보이지 않고서도 신흥국 시장에서 서서히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에는 2년 전에 진출한 바 있고, 브라질 시장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청소기 역시 미래에는 로봇 기능과 같은 I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가전제품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이슨은 이미 이를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우리는 영국의 한 연구기관에 500만파운드(약 87억원) 규모의 로봇 기술 관련 투자를 했습니다. 다이슨이 로봇 청소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하지만 로봇 청소기의 성능이 기존 제품의 성능과 동등하지 않는 한 출시하진 않을 겁니다.”

앞으로 다이슨에서 로봇 청소기를 출시한다면 그 성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