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는 말보다 데이터와 과학에 근거해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이들을 신뢰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2015년 미국에서 터진 폴크스바겐의 디젤차 유해가스 배출량 조작 사태는 기술자의 말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알려줍니다.

이 거대한 사기극을 누가 밝혀냈을까요? 미국의 이름 모를 작은 대학 연구팀이었습니다. 원래 이들은 최신 디젤차들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미국에 더 알리고 싶어 실증조사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운행 중 유해가스 배출량을 조사해 봤더니 예상보다 너무 많았던 겁니다. 결국 대학 연구팀은 이 결과를 미 환경청에 보고했고 환경청은 폴크스바겐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처음에 폴크스바겐은 ‘사소한 오류’라는 식으로 회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팩트’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미 환경 당국 테스트 때만 유해가스가 덜 나오게 하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했다’고 실토했지요.

이것이 무엇을 말할까요? 세상에는 전문가가 참 많지만 ‘오염된 전문가’도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폴크스바겐 내외부의 그 많은 전문가는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왜 다들 꿀 먹은 벙어리였을까요. 결국 진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것은 대단한 전문성이나 대대적인 조사가 아니라, 정직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의심이 중도에 무력화되지 않고 끝까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감시 시스템이 살아있느냐입니다.

이번 BMW 차량의 국내 연쇄화재 사건도 다르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BMW가 이번 사건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거나 원인을 모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엔진 쪽의 환경기준, 연비, 성능, 갈수록 심해지는 원가 절감 압력 등 달성이 어려운 여러 요소를 양립시키려다 사달이 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적어도 BMW 기술자 중 누군가에게는 이번 화재가 오차범위 내에서 예측 가능한 일이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직 공무원 중에도 자신에게 약간의 권한·조직·시간만 주어지면 제대로 밝혀낼 수 있는 인재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 대신에 정무 판단과 줄타기에만 능하고 로비에 취약한 이들이 중요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경우를 숱하게 봅니다.

BMW 사태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전문가 다 어디 갔냐’고 합니다. 일 터질 때마다 반복되지만 절대 바뀌지 않는, 오염된 전문가 나라의 일상 입니다.

요금 보기 편한 택시 보급 요망

Reader’s letter

불편한 대중교통 운행 정보에 대한 기사를 읽고 몇시간 후 택시 탈 일이 있었다. 기사에 나온 대로 미터기가 변속기에 가려 있는 것을 인지하게 됐고, 이것이 참 거북했다. 해외에서 택시를 탄 적이 많았는데, 한국 택시와 외국 택시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의 불편도 생각을 조금만 달리했다면 진작 개선할 수 있었을 텐데 싶어 아쉬웠다. 미터기가 룸미러에 달려 있는 SM6 택시가 더 많이 보급되기를 바란다.

- 김현호 CJ ENM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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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의 애환 정부가 더 관심 가져야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를 서바이벌로 잘 풀어낸 지난 호 ‘이코노미조선’을 읽으며 삶을 돌아보게 됐다. 집안 일을 아내에게 많이 미루며 살아왔다는 사실이 새삼 미안했다. 맞벌이 부부로 생존하기 위해 좀 더 아내를 이해하고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또 우리 사회가 맞벌이 부부들의 힘겨운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 우리 부부를 포함한 맞벌이 부부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길 바란다.

- 양성필 인테리어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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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업계 새로운 시도 필요

얼마 전 일본 GU가 국내에 첫 매장을 낸다는 기사를 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희소식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난주 ‘이코노미조선’이 깊게 다룬 GU와 유니클로에 대한 기사는 한국 패션 업계에 주는 경고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한국 시장에 안착한 유니클로에 이어 GU까지 성공을 거둔다면 국내 SPA 브랜드는 더 이상 설 곳이 없을 것 같다. 색다른 경험을 주는 패션 매장을 내는 등 새로운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 정혜원 LG U+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