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주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2018년 미국의 가을야구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LA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전적 4 대 1로 이기면서 막을 내렸다. 비록 최종 전적에서는 두 팀 격차가 컸지만 매 게임 마지막 회까지 접전을 펼치는 흥미로운 시리즈였다. 메이저리그 야구(MLB)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한데, 올 월드시리즈 평균시청률이 3.3%나 됐다고 한다.

야구에 흥미 있는 팬이라면 팀들을 둘러싼 다양한 정보도 접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는 미국 선수들의 연봉이다. LA 다저스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올해 연봉 375억원으로 미국 야구 선수 중 가장 많다. 커쇼의 팀 동료 류현진 선수는 연봉 88억원을 받았다.

그러면 선수들이 이렇게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선수 본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천부적 재능을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나이에 엄청난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한 사회적 반감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해마다 선수들의 연봉이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명문 구단은 이유를 불문하고 스타가 있어야 한다. 전체 선수단 중에 적어도 3분의 1 이상이 톱스타여야 명문 구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스타군단을 유지하려면 연 2000억원 정도의 총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높은 연봉은 명문 구단의 브랜드 유지 비용이다. 그러므로 선수가 자기 몸값을 못 해도 명문 구단은 늘 스타를 원하고 있다. 한 예로 뉴욕 양키스는 2010년 이후 9년째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최고의 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성적과 관계없이 메이저리그 구단 중 올해에도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 프로 구단 10개 중 2개만 흑자

야구팀 운영이 경제원칙에 충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설은 구단의 가치와 영업이익률의 관계에서도 알 수 있다. 2017년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구단 가치와 영업이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구단 가치의 7.8%만이 영업이익률에 의해 결정된다. 구단의 존재 이유는 영업이익보다 팀의 승률, 구단주의 위상, 지역사회 기여 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의 매출과 비용구조는 어떨까. 구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LA 다저스를 보면 다음과 같다. LA 다저스는 2017년 매출이 약 6000억원이었는데 이 중 가장 큰 비율이 방송권 매출(39%)과 입장료(36%)였다. 나머지 수입은 식음료‧용품 판매, 광고수입, 주차수입 등이다. 비용 면에서는 전체 비용의 50%가 선수 연봉으로 쓰였다. LA 다저스가 40명의 선수에게 지급한 총비용은 2580억원으로 평균 연봉이 64억원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나머지 비용은 코치단 연봉, 구단 운영비, 마이너리그 운영비 등으로 쓰였다. 영업이익률은 13%를 내고 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구단에 비하면 한국 프로야구 시장 규모는 매우 작다. 2017년 국내 구단 10개의 합계 매출이 5200억원으로 LA 다저스 연 매출에도 못 미친다. 선수들의 연봉도 랭킹 1위인 이대호 선수가 25억원으로 커쇼의 15분의 1 정도다. 그러나 매출이나 연봉보다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큰 문제는 소속팀의 수익성이다. 미국의 30개 구단 중 24개가 이익을 내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10개 구단 중에 2개만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수년간 구단마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BO 소속팀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수익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한 예로 뉴욕양키스는 기업에 VIP라운지 좌석을 팔아 연간 1억3000만달러의 추가 이익을 내고 있다. 레드삭스는 평균 티켓값이 57달러이지만, 관중이 구장에 왔을 때 내는 추가비용이 평균 30달러다. 각 구단이 자기에게 맞는 방식의 부가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야구 규모를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보자. 뉴욕 양키스와 레알 마드리드를 비교하면 레알이 매출액 7800억원으로 양키스보다 12% 많지만, 기업가치는 양키스(40억달러)가 레알(36억달러)보다 높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프로농구 명문팀인 LA레이커스의 기업가치도 레알과 유사한 33억달러였다. 종목과 지역적 차이가 있지만 각 스포츠 명문 구단의 기업가치가 유사하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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