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최신 기종인 737 맥스의 연쇄 추락 사고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보잉은 이번 사고가 해당 기종의 결함 때문이 아니며 곧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지만, 빠른 원인 규명과 해결이 쉽지 않을 겁니다. 이번 사건은 수많은 거대 기술 기업이 겪는 ‘복잡성의 폭발’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737 맥스 8이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의 동종 여객기가 이륙 13분 만에 추락해 189명이 사망했지요. 두 사건이 주목받는 것은 추락 직전 비정상적 기체 움직임 때문이었습니다. 정상 비행 중인데도 컴퓨터가 실속(失速) 위험이 있다고 착각해 오작동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조종사가 이를 중단시켜 위험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공포인 겁니다.

737은 1960년대에 개발됐습니다. 50년 넘은 ‘노후 기종’의 플랫폼을 고쳐가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소프트웨어도 계속 고쳤을 겁니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추가 기능을 덕지덕지 붙이는 과정이 반복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737 맥스는 더 많은 인원을 싣고 더 멀리 더 적은 연료로 날기 위해 새 엔진을 다는 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를 재설계하는 대신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변통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지요. 이런 과정에서 복잡성이 폭발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번 보잉 사태는 거대 기업이 겪는 복잡성 폭발 문제의 결정판이 될 겁니다. 2010년 도요타 1000만 대 리콜도 복잡해진 부품 개발, 조달 체계를 통제하지 못한 원인이 컸습니다. 2016년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결함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부품 설계가 잘됐더라도 전체 부품 통합능력, 즉 아키텍처 구축능력 부족이 원인이었을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직분사엔진 결함 의혹으로 분쟁 중인데요. 뭐가 문제인지 추적·규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모두가 복잡성을 해결하지 못해 벌어진 것입니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 이후 문제 심각성을 통감하고 전사 조직개편과 모듈형 아키텍처 설계 전략을 단행했습니다. 보잉 역시 이 부분의 문제인식과 반성·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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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하는 것만큼 지키는 게 어렵다

우리는 이미 가진 것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그렇다. 캐시카우가 영원할 것이라 믿거나, 단골에게 소홀해진다. ‘베트남을 지켜라’에서 ‘박항서 효과는 거들 뿐’이라는 기사가 울림을 줬다. 한 번 좋은 인식을 심었다고 안심하지 말고, 계속해서 시장을 분석하고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교훈을 얻었다.

- 황승민 펀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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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역동적인 베트남 부러워

커버 ‘베트남을 지켜라’에서 베트남의 잠재력을 새삼 더 알게 됐다. 젊은층 인구가 많고 친기업적 정부 정책으로 많은 국가들의 투자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비록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이렇게 친기업적 정책을 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유연하게 사고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증거 같다. 우리도 이런 베트남의 모습을 본받아 어떤 정책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 이민정 레스토랑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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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 방정식 유용

요즘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의 사업 모델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좋았다. 교육 현장에서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많이 만난다. 보통 사람들은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제2의 아이폰처럼 시장을 파괴할 만한 것을 갖고 나와야 한다고 믿지만, 이 기사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잘 보여줬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ASMR이나 맥락 없이 수다 떠는 것처럼 요즘 젊은 세대들의 놀이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 김강성 용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