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이용하던 학생 중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겁니다. 확진 학생과 친한 친구 세 명이 단지 인근에 있는 영어학원(확진 학생은 다니지 않음)을 다니는데, 하필 제 아이도 같은 학년의 학원생입니다. 가족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두고 인근 초등학교 네 곳이 등교를 연기했습니다. 아이는 학교에 갈 수 없게 됐고, 아내와 저는 며칠간 재택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확진 학생의 친구들이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습니다.

잡힐 것 같던 코로나19 공포가 또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 처음으로 등교하는 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습니다. 물류센터발(發) 집단감염 우려도 커집니다. 한동안 10~20명대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는 5월 27일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를 중심으로 40명으로 증가하더니 28일에는 79명으로, 하루 만에 배로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조짐을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5월 28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도 경제 충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가 살아나는 것 같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구조조정과 실직 공포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코로나19가 일상화한 시대를 살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코노미조선’은 2주 전 예고한 것처럼 이번 호 커버 스토리로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생산 기지 국내 유턴)’을 다뤘습니다. 리쇼어링이 효과를 보려면 대기업의 유턴을 유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 좁은 내수 시장을 고려하면 리쇼어링 정책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게 저희 결론입니다. 대신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 즉 히든 챔피언을 육성해야 해외에 나간 중소·중견기업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히든 챔피언을 키우기 위해선 기존 제조업을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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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종사자가 본 ‘보복 소비’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유통 업계는 이렇다 할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해 그저 이 시기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편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도 소비자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고 있으며, 이전보다 더욱 양극화한 소비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을 깨달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지금 사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이효경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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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보복 소비’했다

집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오래 있다 보니 더 나은 주거 환경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집에만 머물면서 기분이 처져 있다 보니 인테리어를 계획한 측면도 있다. 그래서 보복 소비 기사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 내가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게 됐다고나 할까. 보복 소비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 기사도 흥미로웠다. 

- 김경훈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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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보복 소비’ 많아지길

보복 소비를 하는 경제적 행위의 이유를 심리적 요인으로 바라본 기사가 흥미로웠다. 끝이 없는 재택근무와 ‘집콕’ 생활의 지루함을 잘 견뎌준 나에게 하는 셀프 선물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수많은 자영업자를 위한 착한 보복 소비가 많아지길 바란다. 오늘 퇴근길에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동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려고 한다.

- 김현빈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