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쓴 ‘백범일지’의 한 대목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세계로 가는 K콘텐츠’는 한국 문화의 힘을 조명했습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역사를 새로 쓴 ‘기생충’ ‘미나리’와 ‘오징어 게임’은 물론 미국 주류 문화 진입 가능성을 연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세계 1, 2위를 다투는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까지. K콘텐츠의 약진은 콘텐츠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효과뿐 아니라 한국을 매력 있는 국가로 만드는 소프트파워 기대까지 낳습니다. K콘텐츠의 세계화가 ‘메이드 인 코리아’에 가치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해외 인재 유치 효과까지 끌어낼 것이라는 관측도 그래서 나옵니다.

한때 일본 예능을 베낀다고 폄하받고, 스크린 쿼터제 폐지로 한국 영화가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고 위기감을 토로하던 한국 문화계의 대변신입니다.

그럼 우리는 김구 선생이 꿈꾸던 문화 강국이 됐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김구 선생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꿈꿨고, 오늘 우리 문화·예술은 세계를 무대로 그 소망을 이뤄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청와대는 1월 16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엑스포장 내 야외 공연장인 주빌리공원에서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 열린 K팝 콘서트에 문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소식을 전한 자료 말미에 위의 내용을 다시 소개했습니다.

김구 선생은 인의⋅자비⋅사랑의 부족이 인류가 불행한 이유라며 오직 문화만이 이 정신을 배양할 수 있으니 우리나라가 이런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화 산업의 수준은 문화계 종사자뿐 아니라 그 나라의 정치 및 사회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갑니다. 3월 대선을 앞둔 후보들의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에서 인의·자비·사랑은 흔적을 찾아보기도 힘듭니다. ‘오징어 게임’ 참가 번호 001번 배우 오영수가 골든글로브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는 소식에 터져 나온 이구동성이 가슴을 칩니다. “한국 사람들 재주가 참 좋아, 정치만 잘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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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나도 내러티브 경제 소비자

‘내러티브 경제’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추상적이라 쉽게 그 개념이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뷰에 나온 사례들을 보고 나 또한 그 내러티브 마케팅을 활발하게 소비하고 있는 고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정체성이 확실한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한 팬덤을 구축한 브랜드와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 권주혜 구글코리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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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기업의 비밀 ‘내러티브’

코로나19로 기업 환경이 어려워진 가운데, 어떤 회사가 위기 속에서도 강점을 보여 장수할 수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주제였다. 그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 잘되는 모든 마케팅에는 내러티브라는 공통점이 숨어 있었다. 이케아, 노티드, 구찌, 애플, 방탄소년단(BTS) 사례를 보니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내러티브의 감성과 세계관 전략에 유념해야겠다.

- 김동한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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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MZ 세대 겨냥 기업 주목해야

처음엔 ‘내러티브 경제’라는 주제가 매우 생소했다. 그러나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한 덕에 개념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노티드 도넛과 이케아 등 친숙하면서도 핫한 브랜드를 비롯해 스튜디오좋과 같은 숨겨진 기업을 발굴해 인터뷰한 점이 흥미로웠다. MZ 세대를 겨냥한 기업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트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 박채은 디사일로 사원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