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2011년 처음 가봤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자동차 취재 담당이었던 저는 개막 당일 새벽 4시쯤 렌트한 소형차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했습니다. 모하비사막을 지나 네시간 넘게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CES에 참석하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의 동선을 추적해 어떻게든 인터뷰 기회를 얻어내기 위해서였지요. 결국 목표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를 쫓는 데는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거기까지였지요.

지난 8일(현지시각) ‘CES 2018’이 개막했습니다. 그사이 자동차 회사들은 CES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공이 됐습니다. CES의 C가 ‘Car’로 바뀌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전자와 자동차가 깊이 융합되면서 예전보다 볼거리도 더 많아졌습니다.

이번 CES에 못 가서 아쉽냐고요? 별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2011년 CES에 갔을 때 저는 한가지 취재 목적에 빠져 다른 부분을 조망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현장에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번에는 제 집에 느긋하게 앉아 IT·차 업계 최정상급 CEO의 일급 프레젠테이션을 즐겼습니다. 유튜브에 검색어만 치면, 건당 한시간 내외 분량의 전체 동영상이 좌르륵 뜹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창업자 겸 CEO 발표는 대단했습니다. 전매특허인 검은 가죽재킷 차림으로 한시간 반이나 열변을 토하더군요.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플랫폼의 핵심인 영상 인식·해석 소프트웨어와 관련 반도체 기술의 최강자입니다. 세계 자동차·전자 업계 혹은 자율주행에 관심 갖는 이들이 그의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입니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자사의 전기차 집중 전략을 소개했는데요, 직원 34만명의 일본 최대기업 총수가 발 벗고 뛰는 것을 보며 ‘이 회사, 정말 성심(誠心)을 다하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포드 신임 CEO 짐 해킷의 발표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깜짝 대담자로 나와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대의 프라이버시’에 대해 청중과 교감했습니다. 제품 발표가 철학 강의로 바뀌는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기존 미디어는 어떻게 살아남고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까요? ‘이코노미조선’이 지향하는 바도 이 고민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더 나은 방법, 남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방법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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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이코노미 논쟁에서 교훈 찾아야

‘이코노미조선’에서 긱 이코노미 시대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사회적 이슈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시의적절한 내용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도 일자리와 노동에 대한 관념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 긱 이코노미 트렌드의 성장과 문제점을 우리 사회에 투영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나갈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 이준성 데이터리셔스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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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두께와 생산성은 반비례한다

생산성에 대한 커버를 주의 깊게 읽었다. 그중에서 도요타 사장이 부사장들과 자료 없이 회의를 한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유는 자료 지참을 허용하면 부하 직원이 자료를 만드느라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었다. 현대카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화려한 보고서 작성을 금지했다. 시간과 인력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에도 이런 문화가 퍼졌으면 한다.

- 조남희 현대카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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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물론 직원을 위한 회사

햄버거를 좋아하는 1인이다. ‘이코노미조선’에 쉐이크쉑 기사가 나온 것을 보고 “오호라!” 하며 읽어봤다. 2016년 강남에 쉐이크쉑이 들어왔을 때도 줄을 서며 먹은 나였다. 우선 창업자 대니 마이어 회장의 리더십을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고급화 전략을 펼치며 이익률도 끌어올렸다. ‘손님은 물론 직원을 위한 회사를 만든다’는 전략도 주효했다.

- 나주영 LG전자 홍보담당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