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마세요. 두가지로만 답하시면 됩니다. ‘아! 그건 밸런스의 문제군요’ ‘그건 구조적인 문제네요.’”

아는 일본인 교수님이 제게 농담 삼아 한 이야기인데요. 이 말을 듣고 한바탕 웃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지 않나요? 세상 거의 모든 문제가 ‘밸런스’와 ‘구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일어납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한국에 도입되면서 업계가 시끄럽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에게 기업과 대화해서 기업·주주 가치를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는 일종의 ‘기관투자자 행동규범’입니다. 2010년 영국에서 시작해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차례로 도입했습니다.

한국은 도입이 늦었는데도 ‘기업활동에 부담을 준다’ ‘정부가 산하의 국민연금을 동원해 기업을 통제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반대 의견이 벌써부터 거셉니다.

그렇다면 스튜어드십 코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업활동과 투자 사이의 ‘밸런스’ 그리고 ‘(지배)구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 경영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은 그 비중이 너무 치중돼 있습니다. 상장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주 가치 보호에 너무 인색합니다. 그러니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서라도 경영자·투자자 사이의 균형을 찾자는 것입니다. 균형을 찾으려면 기업의 ‘구조’ 즉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 이사회와 감사의 역할·기능 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균형’은 기업 장기 성장에도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도요타가 그 증거입니다. 주주 가치 보호에 인색했던 도요타는 2010년 1000만대 리콜 이후 180도 달라졌습니다. 사건이 확대된 근본 원인이 고객·주주와의 소통을 등한히 해온 기업 체질에서 비롯됐다고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도요타 사장은 실적 발표회는 물론, 경영전략 설명회, 심지어 개인투자자 대상 설명회에까지 직접 나섭니다. 회사 이익금의 용처에 대해선 “연간 주주환원 1조엔, 설비투자 1조엔, 연구·개발 투자 1조엔의 밸런스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얘기합니다. 사장이 주주환원을 먼저 얘기한다고 해서 도요타의 장기적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문제는 밸런스인 겁니다. 한국 자본시장은 경영자와 투자자 사이의 균형이 무너져 있습니다. 그 균형을 찾는 것이 개별 기업이나 투자자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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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가 스타트업 강국이 된 이유

‘새로운 기회의 땅 동유럽’ 커버스토리를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가 스타트업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가진 게 없어 새로운 판을 짜기가 오히려 쉬웠다’는 분석이 매우 와닿았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기존 기술이 전복되는 사이클이 빨라졌다. 스타트업은 더 빠르고 가볍게 움직여야 한다. 우리의 창업 환경은 어떤가를 되돌아봤다.

-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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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의 발전상 한눈에 보여

‘CES 2018’을 다룬 기사를 보니 상상만 해왔던 스마트홈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행사에 소개된 삼성전자의 ‘빅스비’, LG전자의 ‘싱큐존’ 등이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집에 와서 불을 켜는 것은 물론이고 TV나 세탁기를 말 한마디로 작동시킬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5G, 자율주행차, 중국 기업의 참여가 늘어난 점이 잘 정리돼, 좋은 정보를 얻었다.

- 오세헌 ㈜한성넥스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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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배워야 할 가상화폐 대처법

일본인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파이낸스 코너가 흥미로웠다.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사회 문제로 등장하자 한국 정부는 ‘거래소 폐지’ 등 강력한 규제 대책을 언급했다. 그러나 우리만큼 가상화폐 열풍이 거센 일본은 오히려 이를 제도화하는 등 양지로 끌어내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련 기술을 육성하면서 건전한 거래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봉환 삼일회계법인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