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산업 권위자인 후지모토 다카히로(藤本隆宏) 도쿄대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교수는 일본 제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히는 ‘모노즈쿠리’의 개념을 정립해 경영학계에 처음 소개한 분입니다. 모노즈쿠리는 물건이라는 뜻의 일본어 ‘모노(物)’와 만들기라는 뜻의 ‘즈쿠리(造り)’를 합친 말로, 일본식 물건 만들기 혹은 장인정신을 의미합니다. 그는 이 개념을 확대시켜 ‘고객이 더 많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설계의 흐름을 만들어 고객을 만족시키고, 사회에 공헌하고, 자신도 성장해 이익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경제행위 전체’라고 재정의했습니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모노즈쿠리의 부활: 엔고(高)·천재지변에 (제조)현장은 지지 않는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국가적 재난으로 침체된 일본 제조 업계와 갈팡질팡하는 정부·정치권에 올바른 방향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호 커버스토리로 ‘기로에 선 한국 자동차산업’을 다루면서 이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책의 이런 구절이 눈에 번쩍 들어왔습니다.

‘경쟁력은 선택되는 힘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경쟁자 즉 선택을 받는 쪽은 선택을 하는 쪽뿐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에 대해서도 협박과 방해 등 직접적인 영향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 공장의 경쟁력이란, 본사에 선택되는 힘이다. 본사(경영자)와 공장은 하나가 아니다. 둘을 서로 다른 의사를 가진 별개의 주체로 간주하면, 글로벌 본사와 현지 공장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더 사실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어디 공장에만 해당될까요? 글로벌 본사 역시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GM이 망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자동차회사 공장들은 어떨까요? 후지모토 교수 말대로, 협박이나 방해 같은 직접적인 영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경영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힘, 즉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못하다면, 거기에 혈세를 투입하는 식으로 생명을 연장한들 결과는 더 나빠지겠지요.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미래에도 성장할 수 있도록 빨리 새 판을 짜고, 거기에서 경쟁력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힘을 몰아주는 것이 정부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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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 강조한 노키아 CEO 인상적

핀란드어인 ‘시수(sisu)’ 즉 ‘포기는 없다’는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시수를 떠올린 것은 살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최고의 자리에서 버틸 수 없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변화에 강하고 유연한 것은 수리 CEO의 말처럼 큰 무기가 될 것이다. 내게 힘이 돼 줄 명언이 될 것 같다.

- 손혜정 환경부 홍보기획팀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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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로부터 배우는 제조업 체질 개선

전통 제조업 강국으로 꼽히는 체코가 임금 상승 등을 계기로 기존 공장을 스마트하게 진화시키는 ‘인더스트리 4.0’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기사가 좋았다. 체코가 이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교육 수준, 정부의 지원 등이 뒷받침돼 가능했다. 한국 역시 시대 흐름에 맞춰 제조업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체코 등의 사례가 좋은 이정표가 돼 줄 것이다.

- 이원진 라이트월드 유한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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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변화, 한눈에 보여 도움돼

매일 페이스북을 사용하면서도 미국에서 페이스북의 뉴스 편집 책임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건 잘 알지 못했다. 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지난 2년 동안 페이스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히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 대해 비슷한 논란이 있는데,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가면서 뉴스 창구로서의 소셜미디어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윤정욱 카일루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