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부동산 문제로 시끌벅적한 대한민국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아파트가 서 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7·10 보완 대책, 8·4 공급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연이은 초고강도 규제책에 주택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대수입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며 오히려 규제의 대상인 주택시장으로 인해 반사이익까지 누리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0%대 초저금리(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0.5%)와 역대급 부동자금(약 1180조원)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흘러가면서 실물경제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앞으로 상당 기간 금리 인상은 물론, 유동성 회수 역시 어려워 보인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한 주택시장에 맞춰져 있는 만큼 향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초저금리 기조를 등에 업고 대출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정부 규제가 덜한 상가나 꼬마빌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같은 임대 목적의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 거액의 자금이 소요되고 있음에도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섣부른 투자행위는 내 몸에 꼭 맞는 마땅한 투자원칙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와 관련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사전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기본원칙을 살펴보자.


원칙 1│성급한 ‘대박’은 피하자

투자행위를 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즉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서두르기보다는 제대로 된 매물을 골라잡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가 방향을 잃고 성급한 대박만을 바란다면 현실성 없을 만큼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사기성 분양 광고에 현혹되기 쉽다. 한때 유행처럼 퍼졌던 분양형 호텔(일명 수익보장형 호텔)의 광고 문구를 살펴보면, 연 10% 이상 임대수익률 보장, 또는 확정수익률 연 12% 보장, 원금 및 고수익 보장 등과 같은 다소 무책임하고 비현실적인 말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분양형 호텔 판촉을 위한 사기성 미끼 상술일 뿐이었다. 만일 방향을 잃은 투자자가 빠른 대박만을 기대하고 사기성 미끼 상술에 현혹돼 잘못된 투자를 결정하게 된다면 훗날 금전적 손실은 물론, 적지 않은 정신적 피해를 겪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은 그나마 적자를 겨우 면해왔던 일부 분양형 호텔마저도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호텔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익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한 수많은 투자자와 법적분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칙 2│‘투자의 3요소’ 우선순위를 정하라

내 몸에 꼭 맞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의 3요소라고 하면 수익성, 환금성, 안전성을 말한다. 투자자는 수익형 부동산을 고를 때 이 3요소 간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대체로 투자자의 투자성향, 보유 중인 자산규모 및 연령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투자자의 투자성향이 위험추구형일수록, 보유하고 있는 자산규모가 클수록, 투자자의 연령대가 낮을수록 안전성보다는 수익성과 환금성을 먼저 고려하는 반면, 투자자의 투자성향이 위험회피형일수록, 보유 중인 자산규모가 작을수록, 투자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안전성을 먼저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빌딩과 상가 매물 정보가 부동산 게시판에 있다. 사진 연합뉴스
빌딩과 상가 매물 정보가 부동산 게시판에 있다. 사진 연합뉴스

원칙 3│목적에 맞는 원칙을 고수하라

투자 목적에 맞는 원칙을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 일례로 재테크 목적으로 여윳돈을 굴리려는 20~30대 젊은 투자자라면 수익성과 환금성이 좋을수록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반면 은퇴를 눈앞에 둔 50~60대 투자자라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환금성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일 지나치게 높은 투자수익률에 현혹돼 섣불리 사기성 매물에 투자한다면 이는 곧 투자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또 이로 인해 은퇴 이후 제2의 삶은 감내하기 힘든 고단한 삶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은퇴자를 위한 노후준비용 부동산 투자라면 시쳇말로 ‘한 방’, 즉 큰 폭의 매각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접근방식보다는 원활한 현금흐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접근해야 한다. 은퇴를 눈앞에 둔 사람이 매각차익만을 노리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다소 무모해 보인다.


원칙 4│투자처의 특성을 파악하라

수익형 부동산의 유형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처를 골라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적 유형으로는 상가, 꼬마빌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소형 아파트 등이 있는데, 이들 각각은 나름의 특성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상가의 경우 비교적 임대관리가 수월하면서 매월 정기적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지만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거나 상권이 취약하고 임차인의 영업부진이 이어질 경우 임대료 연체 및 공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신규 분양상가의 경우 매매시세 및 임대시세를 철저히 조사해야 함은 물론, 시세 대비 고분양가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반면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꼬마빌딩의 경우 지난 수년간 가장 큰 수혜를 받아왔던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다. 하지만 경기불황 여파에 따른 공실증가가 이어지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된다면 인기 매물과 비인기 매물(강남권 빌딩 대 비강남권 빌딩, 고수익률 빌딩 대 저수익률 빌딩) 간 양극화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상업용 부동산이지만 사실상 주거용 부동산처럼 사용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료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노후화가 진행될수록 임대료도 빠르게 하락한다.

한편 최근 몇 년 사이 틈새상품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일반 오피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가격이 저렴하고 세제혜택도 많아 투자수요가 꾸준하다. 무엇보다 임차인이 법인기업이어서 장기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근래 들어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입주 기업 임직원들의 출퇴근이 편해야 임대가 잘되므로 지하철역과의 접근성(역세권)이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다.

반면 소형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가 저렴하고 전용률이 높아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요를 유지할 수 있고, 설령 노후화하더라도 재건축을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다만 각종 정부 규제가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실거주가 아닌 임대 목적으로 매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