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본인이 창업한 회사 애플에서 한때 쫓겨났었죠. 그것도 직접 영입한 경영자 존 스컬리의 주도로 말입니다. 잡스가 나간 뒤 스컬리가 주도한 애플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결국 잡스가 복귀하게 되고, 이후 스토리는 아시는 대로 ‘아이폰 신화’의 탄생입니다.

잡스는 애플 복귀 즈음의 인터뷰에서 “왜 스컬리가 이끄는 애플은 망했을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지요.

“존 스컬리는 매우 심각한 병을 앓았다. ‘위대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 일의 90%는 이미 끝난 것으로 생각하는’ 병이다. 경영자가 직원에게 아이디어를 말하기만 하면 다 되는 줄 착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위대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그것이 실현되려면 엄청난 장인정신과 단련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아이디어와 위대한 제품 사이에는 그런 것이 반드시 존재한다. 장인이 팀을 이뤄 서로 부딪치며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매일같이 새로운 난관과 기회를 만나게 된다. 그런 과정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일을 반복하면서 아이디어가 진화하고 성장한다. 이런 과정 자체가 위대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마법’인 셈이다.”

요즘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기업은 대부분 강력한 큐레이션 능력을 자랑합니다. 아마존·넷플릭스·스포티파이·유튜브·구글·페이스북 등이 다 그렇습니다. 전 세계 대중을 상대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그 대중은 하나의 거대한 대상이 아닌 것이죠. 개인화한 대중 한 명 한 명에게 특화된 섬세한 서비스로 경쟁 기업보다 더 큰 만족을 줬기 때문에 시장에서 이긴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다른 기업이 아닌 이들인 것일까요? 큐레이션의 중요성을 이들만 먼저 알았던 것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잡스가 스컬리를 비판한 내용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디어만 갖고 장사하는 게 아니라, 수만 명의 ‘장인’이 모여 서로 부딪치고 토론하면서 (때로는) 주당 100시간씩 일하면서 그 아이디어를 단련시키고 실현까지 밀어붙입니다. 잡스가 말했던 마법을 일으키는 조직인 겁니다.

결국 아이디어를 어떻게 제대로 실행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생각에서 멈춘다면, 다음은 없습니다. 기업뿐 아니라 저 자신에게 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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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깊숙이 침투한 일본 브랜드 깜짝 놀라

알게 모르게 파고든 일본 브랜드에 대한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무인양품이나 유니클로가 일본 브랜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D&G부터 짐빔 위스키, 고디바 초콜릿까지, 유럽이나 미국 것으로 생각했던 브랜드가 일본 자본의 것이라니 놀라웠다. 일본색을 최소화하는 대신 브랜드만을 내세워 한국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의 전략에서 우리 기업들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 이광민 이노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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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솔직한 이야기 인상 깊어

중국 기업인들의 한국에 대한 솔직한 충고가 인상 깊었다. 특히 중국 투자 컨설팅 업체 BCC의 자오창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기업이 중국과 장벽을 쌓으며 이웃이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한 부분은 정말 새겨들을 만한 말 같다. 중국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으로 중국 기업을 배제하고 제대로 현지화하지 못한다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듯하다. 

- 이민선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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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긴장 완화 예측 놀라워

‘이코노미조선’의 해외 칼럼을 자주 챙겨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긴장감이 G20회담을 계기로 완화될 것을 예견한 칼럼에서 칼럼니스트의 상당한 인사이트가 느껴졌다. 미국과 중국의 국내 정치를 국제 정치와 연결한 부분에서 무릎을 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술 패턴을 읽어낸 부분도 놀라웠다. ‘이코노미조선’이 국제 정치·경제를 예측하는 전 세계 석학의 훌륭한 칼럼을 많이 다뤄주기를 기대한다.

- 김태호 알투코리아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