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일본 여성 아이돌 ‘투톱’인 나카모리 아키나(中森明菜)와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의 위세는 대단했습니다. 특히 나카모리의 ‘크루즈(cruise·1989년작)’ 같은 음반은 지금 들어봐도 굉장하죠. 당시 저는 일본 대중음악 수준이 저 멀리 앞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3년 일본에서 크게 활약하던 보아의 첫 단독 투어 콘서트를 DVD로 봤습니다. 열일곱 어린 소녀에게 열광하는 수만 명의 일본 팬을 보며 뭉클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잘나가는 TV토크쇼인 ‘엘렌쇼’ ‘제임스코든쇼’ 등에 난데없이(제겐 정말 그랬습니다) 등장한 겁니다. ‘팝스타와의 카풀 노래방’으로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코든이 방탄소년단 멤버 한국 이름을 일일이 부르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엘렌은 방탄소년단의 미국 방문을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 팝의 미국 진출)’에 비유했습니다. K팝(K-pop)의 일본·동남아 진출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 주제는 ‘K팝에서 배우는 한국식 경영’입니다. 성공 비결을 네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첫번째는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고 실험할 수 있는 문화’입니다. 실패를 통해 대중에게 더 다가가는 법을 배우고, 그 경험으로 새로운 아티스트와 콘셉트를 실험해 지금의 K팝을 만들었습니다. 두번째는 ‘다양한 플레이어의 선순환 시스템’입니다. SM·YG·JYP라는 3대 기획사가 시장을 주도하지만, K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방탄소년단은 중소 기획사에서 나왔습니다. 새 플레이어들은 기존 기획사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은 뒤 자기 스타일로 전체 시장 확대에 기여합니다.

세번째는 ‘경쟁이 경쟁력을 만든다’는 겁니다. 우수한 인재가 모여 경쟁을 거듭하며 생존한 덕분에 나오는 건강한 경쟁력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그 경쟁 환경이 비교적 공정하다는 겁니다. 공정한 무대만 있으면 한국인은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K팝의 성공이 증명합니다. 네번째는 ‘진심으로 소통하며 팬과 함께 성장한다’입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팬들과 진정성 있게, 꾸준히 일상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쌓았기에 가능했습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해외기업을 견학하고 해외 석학을 모셔옵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이 네가지 성공 비결을 K팝만큼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부터 깊이 살펴보는 게 먼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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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두교서 분석 흥미롭고 유익

커버스토리 ‘트럼프노믹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분석한 기사였다. 꽃제비 출신 탈북자가 박수를 받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는데, 치밀하게 연출된 장면이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했을지 느낄 수 있었다. 지정생존자나 응답연설에 대한 소개도 유익했다. 배경지식을 알게 된 만큼 내년 연두교서 때는 좀 더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 이경석 코트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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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에서 배운다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수출 중심의 성장을 거듭했다는 것은 국내 방위산업계에서 롤모델로 자주 회자되는 내용이다. 국영 방위산업체라는 이점이 있으나 이스라엘 정부, 군과의 긴밀한 협조와 지원 속에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부러운 부분이다. 국내 방위산업체들도 방위산업 비리 관련 오명을 딛고, 수출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오동훈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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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관련 문제점 연구 시급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관련 규범과 규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변화 흐름을 읽고 적응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련 법규와 기본적인 정보기술(IT) 지식이 필수라는 것을 일본 가상화폐 해킹 관련 기사를 통해 느꼈다. 한국의 금융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과 같은 신규 투자 수단의 문제점을 잘 연구해 대형 해킹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길 바란다.

- 김세훈 비즈니스커넥트차이나(BCC) 아·태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