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한다는 것은 때론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옮고 그름'의 선택이 아닌 '대안'을 선택하는 문제는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불황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정책에 대한 선택은 말하기조차 두렵습니다.

 한국 경제는 '성장이냐 분배냐'하는 선택의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처음엔 무엇이 옳으냐가 아니라 어느 것이 현 시점에서 적절한 것이냐를 놓고 많은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실 그렇지 않았더라도 그랬을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헌데 어느 때부터인가 흑백논리 잣대가 들이대어지면서 논쟁조차 무의미해진 것 같습니다.

 <이코노미플러스>는 이처럼 어려운 문제를 제2호의 넘버원 스페셜 리포트로 다뤘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의 선택 문제는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이 현 상황에서 최선책인가를 찾는 것이라는 점을 독자 여러분에게 분면히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제대로 인식한다면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을 마치 원수처럼 적대시 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현 시점에서 불황 극복을 위한 한국 경제의 최선의 선택일까요.

 세계적인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국민 복지를 위한 정책이 최우선"이라고 명쵀하고 일관되게 조언했습니다. 현 정부에 든든한 지지자로 비쳐집니다. 반면 한국의 대표적인 원로 경제학자 조순 전 부총리는 성장 정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두 경제학자 모두 경제이론의 대가들이어서 어느 쪽을 지지한다는 게 당장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학자 104명에게 물었습니다. 이들은 아직은 성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조 전부총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를 독자 여러분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 또한 독자 여러분이 선택할 몫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