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11월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0층에서 정주영 전경련 회장(현대그룹 회장)의 고희연이 열렸습니다. 연회장에는 김용완·이원순 전경련 명예회장 등 원로들이 참석해 고희연을 축하했습니다. 내빈들의 축사에 이어 정 회장의 답사가 이어졌습니다. 그때 누군가 뒤늦게 연회장의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입니다. 지병으로 간호사 등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와 백자를 선물합니다. 백자에는 한국 재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정 회장에 대한 헌사가 쓰여 있습니다. 정 회장은 “이런 헌사는 이 회장님께나 어울리는 글”이라며 감사 표시를 합니다. 당시 세간에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의 갈등과 반목이 뿌리 깊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재계의 쌍두마차였던 두 사람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것은 한국 재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두 사람의 용기 있는 화해는 세간에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 회장은 치밀한 관리형 경영으로 가전제품과 소비재 사업을 중심으로 삼성그룹을 일궜습니다. 정 회장은 도전정신과 뚝심으로 건설·자동차·조선 등 한국 경제의 중공업 토대를 구축했습니다. 두 사람의 유산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금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창업자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받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계시장을 누비며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의 매출액은 한국 GDP(국내총생산)의 19%에 달합니다.

이병철·정주영 회장은 미국과 일본 기업을 배우고 따라가는 추격자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혁신해가며 후발 기업들의 추격도 물리쳐야 하는 더 어려운 임무를 안고 있습니다.

더구나 추격자는 인구 14억명의 중국 대륙에서 창업 바람이 불면서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온라인 게임과 SNS 업체인 텅쉰의 마화텅 회장, 검색 엔진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IT에서 시작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나이는 한국 재계의 대표 선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더구나 창업 1세대라서 기업가 정신과 전투력이 뛰어납니다. 예전보다 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3세 경영인들이 할아버지들의 화해 정신을 본받아 함께 손잡고 한국 경제를 잘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Reader’s Letter

브렉시트 분석, 유럽 이해에 큰 도움

브렉시트(Brexit) 이후 EU의 맹주 역할을 하는 독일의 고민에 대한 커버스토리를 주의 깊게 읽었고, 유럽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최근 세계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항상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이를 단순히 경기 불황 때문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세계경제에 구조적인 큰 변화가 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한국 역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브렉시트 같은 사태에 대비해 부분보다 큰 틀을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이우방 (사)한국산업자산관리협회장

Reader’s Letter

가족기업 3대 성공전략 인상적

레고는 총매출 6조원에 이익 마진율 25%가 넘는 탄탄한 회사다. 컨설팅 리포트를 통해 레고가 4대에 걸쳐 명문 기업을 만들어 왔음을 새롭게 알게 됐다. 또한 가족기업의 사례를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나눠 심층적으로 설명한 후 가족기업으로부터 배우는 3대 성공전략을 도출해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앞으로도 <이코노미조선>이 국내 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든든한 길잡이가 돼 주길 바란다.

-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Reader’s Letter

제주도, 하루 빨리 ‘탄소 없는 섬’ 됐으면

제주도에 내려와 산 지 1년이 다 돼 간다. 제주도에 종종 갔었는데 직접 살아보니 못 보던 것들이 보였다. 곳곳에 새로운 레스토랑과 카페, 바, 게스트하우스, 펜션이 생겼다. 또 전기차도 종종 보인다.

인구가 늘어서인지 제주도에도 교통 체증이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을 볼 때마다 깨끗한 환경을 위해 전기차가 빨리 보급됐으면 하고 생각한다. 계획대로 제주도가 ‘탄소 없는 섬’이 되길 바란다.

- 김종성 달콤커피 제주 애월점 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