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뛰어난 기술기업들을 취재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이 기업들이 기술자 집단이라기보다는 경영자·조직원의 혼(魂)에 의해 운영되는 생물체와 같다는 것입니다. 회사, 즉 법인(法人)은 ‘법률상 인정된 인격’이라는 의미입니다. 법률상으로는 우리 인간과 같은 존재입니다. 인간은 수명도 체력도 한정돼 있지만, 법인은 법치 국가가 지속되는 한 1000년이라도 갈 수 있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수십년을 못 버티고 사라집니다. 역으로 오래가는 기업엔 남과 다른 그 무엇, 즉 그 기업만의 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번 ‘이코노미조선’이 ‘노키아의 부활’을 커버스토리로 다룬 것도 그 때문입니다. 2013년 휴대전화 사업을 접으면서 망한 줄 알았던 노키아는 통신장비의 세계 3강 중 하나로 재도약 중입니다. 매출은 몇 년 사이에 배로 올랐고 작년엔 흑자 반전까지 이뤘습니다. 극적 반전의 주역인 라지브 수리 현 노키아 CEO를 국내 처음으로 인터뷰했습니다.

2013년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추운 겨울날, 저는 질척이는 눈이 가득한 헬싱키 시내를 걷고 있었습니다. 처음 당도한 곳은 시내에서 서쪽으로 4㎞ 떨어진 이테메렌카투의 7층짜리 대형 유리 건물이었습니다.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R&D 센터였지만, 수천명의 엘리트 엔지니어와 장비·기자재가 다 사라진 건물. 로비 중앙에 일직선으로 놓인 텅 빈 휴대전화 진열대만이 이곳이 얼마 전까지 노키아 건물이었음을 짐작하게 해줄 뿐이었지요.

그랬던 노키아의 부활을 보면서 ‘이 기업의 핵심은 휴대전화나 통신장비 같은 하나의 사업에 있지 않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외부 환경이 기업 이익과 다른 쪽으로 흘러가 큰 위기를 겪을지라도, 결국엔 변화의 흐름에 맞춰 변신해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의지·혼과 같은 것이 그들의 핵심일 겁니다. 그런 혼만 살아있다면, 제지회사로 시작한 이 150년 된 기업은 앞으로도 오래 지속될 수 있겠지요.

노키아의 몰락과 부활이 한국에 여전히 큰 교훈을 주는 것은, 앞선 그들의 위기가 한국에선 이제부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철강에 이어, 한국GM 사태를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력산업은 노키아처럼 끝까지 살아남아 재도약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던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웠던 우리 안의 불굴의 혼이 다시 발휘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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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던킨’ 팀호튼 이야기 유익

매출에서 ‘원조’ 던킨도너츠를 능가하는 ‘캐나다의 던킨도너츠’ 팀호튼의 성공 비결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고객 경험에 맞춘 광고 캠페인과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 기상천외한 경품 이벤트 등 성공 비결로 제시된 내용에는 국내 기업들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도 팀호튼처럼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강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다면 좋겠다.

- 문주일 LG상사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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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에서 배우는 소비자와의 교감법

커버스토리 ‘K팝에서 배우는 한국식 경영’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기사는 ‘워너원·아이오아이의 프로슈머 경영’이었다. 팬들은 아이돌 데뷔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잘 대비된 산업은 K팝이 아닐까 생각했다. 기업들은 소비자 기호가 시시각각 바뀌는 만큼 유기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K팝 산업은 이미 방법을 터득한 듯하다.

- 현철민 힐스펫뉴트리션 벳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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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 빨리 발전했으면

몇 해 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본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시연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운전석에 앉아 팔짱을 끼고 옆 사람을 쳐다보며 대화를 하거나, 신문을 보고, 심지어 자는 도중에도 핸들이 저절로 돌며 차가 움직였다. 그런데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력 평가에서 꼴찌라니, 그것도 놀라웠다. 자율주행 기술이 더 발전해 편하게 차를 타고 다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

- 오영준 빗썸 커뮤니케이션실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