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선인(善人)이 존재한다면 이런 모습일까?’ 3년 전 한국을 찾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인터뷰하며 들었던 생각입니다. 그는 2009년 민주당 대표로서 54년 만에 자민당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인물입니다. 그러나 9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지요.

표면적 사임 이유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공약 실패였지만, 가장 큰 것은 그의 정권 공약인 ‘탈관료 정치’에 실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관료가 차려준 밥상은 받지 않겠다는 그의 선언에 일본 공무원은 무기력과 패닉에 빠졌었습니다. 공무원 도움을 못 받은 하토야마 내각은 결국 최악의 무능정권이라는 오명을 남긴 채 사라졌습니다.

뜻은 좋았지만 방법론이 문제였던 겁니다. 고위관료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자신을 공격하고 부정하는 상대에게는 협력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들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 겸 명예회장이 2010년 파산한 일본항공(JAL)에 구원투수(무보수 회장직)로 영입돼 ‘무엇을 했는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나모리 회장이 JAL에서 한 일은 ‘설득’이었습니다. 매일 전국의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세 가지 대의(大義)를 강조했습니다. ‘첫째, 회사를 재생시키지 못하면 일본 경제에 대악(大惡)을 끼친다. 둘째, 남은 3만 명의 고용은 반드시 지킨다. 셋째는 항공 업계의 경쟁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JAL이 망하면 ANA(全日空) 독점 체제가 되니까 소비자를 위해 좋지 않다.’

그리고 이나모리 회장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전에 ‘제대로 된 계획’을 짜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계획이 완성되자 단숨에 구조조정을 해치우고 파산 1년 만에 멋지게 JAL을 부활시켰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념과 정책을 정했다면 공무원이 제대로 그것을 지원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진짜로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관료에게 ‘직을 걸고 일하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이나모리 회장만큼 필사적으로 그들을 설득해 스스로 움직이도록 노력해봤는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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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라는 위기, 기회로 바꿔야

올해 사상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폭염이 일상화된다는 지난주 커버스토리를 읽으니 아찔했다. 더위야 어쩔 수 없겠지만, 폭염이라는 새로운 일상에서 비즈니스만큼은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이코노미조선’의 제안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기업의 운명은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 지구의 경고를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 임미혜 프리랜서 통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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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 키운 중국식 경영에 두려움 느껴

중국 인수 이후 더 승승장구하고 있는 볼보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케이스 스터디 기사를 공감하며 읽었다. 인수 후에도 자율 경영권을 보장하고 핵심 경쟁력인 ‘안전’ 관련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의 안목에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18억달러에 불과했던 볼보 인수 가격에, 현대차가 인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기사를 읽으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

- 김현기 코인데스크코리아 기획팀장

Reader’s letter

국민연금 시뮬레이션 기사 인상적

국민연금 제도가 문제가 많다는데 ‘왜 문제인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읽게 된 국민연금 기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억대 연봉자와 연봉이 5000만원인 회사원의 보험료가 같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데도 가입하는 임의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사례를 통해 현재 한국의 상황을 보여주고 연금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팁을 줘서 유익했다.

- 곽민경 더그로브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