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잘못을 벌하는) 영웅이 되는 게 더 멋있어 보이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영웅적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영웅이 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상대와 협력하는 방법밖에 없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한국이 어떻게 주변국과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조언한 내용입니다. 2년 전 그를 서울에서 인터뷰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그는 과거의 상처는 잠시 미뤄두더라도 통합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목표를 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8월 31일 종영된 한·일 합작 여자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48(포티에이트)’를 보면서 깊은 감동과 교훈을 얻었습니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한·일 양국 아이돌 연습생들이 서로 도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에서, 과거의 한국·일본이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지금의 번영을 이뤄낸 원동력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반목으로 수많은 협력 기회를 놓치고 있는 양국 어른들이 이 소녀들에게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양국 연습생들은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차츰 상대 문화와 장점을 배워나갑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고 세계 무대에서 꿈을 펼쳐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지요.

그 소녀들의 마음가짐에 6·25 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됐던 한국이 번영을 이루게 된 본질이 담겨있습니다. 일본이 강대국이 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역사적 인물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는 메이지유신 신정부의 설계자 역할을 했지만, 정작 본인은 관직을 거부하고 세계로 진출하고 싶어 했습니다.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대하소설 ‘료마가 간다’에는 료마가 메이지유신 핵심 수뇌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에게 “세계를 보고 세계를 바꾸는 가이엔타이(海援隊·당시 일본의 무역 결사대)가 되겠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던 대목입니다.

프로듀스48처럼, 서로에게서 배우고 그것을 통해 성장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한·일 양국 젊은이가 더 많이 늘어나길 기원합니다.


Reader’s letter

다채로운 문화예술 칼럼 유익

다른 경제주간지에 비해 문화 관련 읽을거리가 풍부한 것이 내가 ‘이코노미조선’을 즐겨 읽는 여러 이유 중 하나다. 음악가이자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서 ‘한정호의 비즈 & 클래식’ 칼럼을 특히 좋아한다. 클래식 음악계를 움직이는 실세와 공연계 트렌드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으로 문화예술인의 인터뷰 기사와 공연 리뷰 기사도 ‘이코노미조선’ 지면을 통해 접하면 좋을 것 같다.

- 송재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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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열풍 놀라워

스포츠 도박이 베트남에서 인기 있다는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다. 판돈 마련을 위해 현지 전당포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베트남의 축구열풍이 이런 식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현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포츠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기사였다. ‘이코노미조선’에서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이 최근 많이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에 대해 자주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선민 삼육대학교 교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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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학들의 칼럼 논쟁 흥미로워

지난주 ‘이코노미조선’의 지면에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의 칼럼이 나란히 실렸다. 오바마 정부 시절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과 당시 그 정책을 추진했던 당사자의 반박이었다. 바다 건너 경제학자들이 우리 잡지 지면에서 ‘싸움’을 벌이는 구성이 흥미로웠다. 앞으로도 해외 석학들의 다양한 시각과 날카로운 분석을 전하는 글로벌 잡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박선혜 한국씨티은행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