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에는 음원을 출력·재생해주는 소스(source)기기, 그 신호를 증폭시켜주는 앰프, 증폭된 신호를 인간이 들을 수 있게 진동으로 바꿔주는 스피커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치가 오래 유지되는 쪽은 스피커입니다. 음원이 디지털화하면서 소스기기·앰프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스피커는 다릅니다. 전기신호를 진동으로 바꿔 사람 귀에까지 전달해주는 아날로그 세계에서, 뛰어난 스피커를 카피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스피커의 중고 가격은 오디오 부품 가운데 가장 적게 떨어지거나 오히려 오르기도 하지요.

저는 2014년 영국 남부 해안도시 워딩(Worthing)에 있는 스피커회사 바우어스&윌킨스(Bowers&Wilkins·이하 B&W)를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B&W 사운드 총괄 엔지니어였던 존 딥(John Dibb) 박사에게 ‘남들보다 더 좋은 스피커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풀기 위해 훨씬 더 많이 ‘듣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더군요. 존 박사는 “스피커 성능을 개선하는 시간의 40%는 그냥 음악을 듣는 데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많이 들어야만 ‘좋은 사운드란 무엇인가’를 판단할 능력이 생기겠지요.

‘좋은 스피커 만드는 게 왜 어려운지’ 물었더니 그는 “사운드를 전달하는 것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의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스피커 음질에서 인간이 느끼는 차이는 감성이나 미(美)의식에 해당하지요. 이것은 디지털 세계의 판단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또 뛰어난 스피커는 음이 흐를수 있도록 하는 긴 공간이 필요합니다. 좋은 스피커의 덩치가 큰 이유는 저음역대에서 더 크고 풍부한 소리를 내줄 공간을 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 없이도 좋은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면, 존 박사 같은 사람은 필요 없겠지요. 그러나 인공지능 시대에도 좋은 스피커는 ‘사람’이 만들어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디지털·디자인·고성능기술·마케팅·컨설팅 능력이 좋은 외부인을 영입한다고 해서 위기에 빠진 기업의 역량이 올라가기는 어려울 겁니다. 최고의 스피커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그 기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더 많이 보고 들어온 리더의 발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시기적절한 ‘마일리지 사용법’ 기사

Reader’s letter

매년 연말에 소멸되는 마일리지 사용법에 대한 기사가 유익하고 재밌었다. 기사를 읽고 그동안 쌓아만 뒀던 항공사와 통신사, 신용카드 마일리지 재고(?) 현황과 소멸 시점을 점검하고 사용 계획도 세워 보았다. 평소 ‘이코노미조선’의 국제 경제와 비즈니스 케이스스터디 기사를 즐겨 읽는다. 국제적인 시각과 정보가 담겨 있어 공부가 많이 된다. 이번 마일리지 기사처럼 일상 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소비자에게 도움될 만한 정보도 종종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전영지 원동투자그룹 부장

한국 자동차산업 미래 우려돼

Reader’s letter

지난주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커버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울산과 아산의 자동차 부품공장은 노조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쓰러져가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 그 어느 곳도 생산성을 끌어올릴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 같다. 한국이 헤매는 동안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 산업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한국을 제칠 기세다. 노사가 힘을 합쳐 하루빨리 혁신동력을 되찾아야 한다.

- 박재민 만도 사원

美 연준 의사 결정 과정 알게 돼

Reader’s letter

평소 경제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사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연준의 구조와 금리 결정 과정 등을 키워드로 풀어낸 부분이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부터 애틀랜타 연은, 필라델피아 연은 등 미국 각지에 여러 연은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들이 몇개인지, 각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금리를 결정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앞으로도 독자들이 어렴풋이 알고 있던 부분을 명쾌하게 풀어주길 기대한다.

- 남지나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