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으면 국내 대기업 경영자들마다 신년사를 냅니다. 그런데 신년사를 읽어봐도 머리에 강렬하게 남는 메시지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영자 스스로가 신년사가 갖는 힘을 믿지 못한 채, 관행적으로 발표하는 게 아닌가 싶은 내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찰력·의지·진심이 담긴 리더의 메시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엇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인도 출신의 사티아 나델라는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번째 CEO로 임명됐는데요. 그는 대기업병과 부서이기주의로 무너져가는 회사의 문화를 완전히 바꿔, MS를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에 복귀시키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그가 CEO 취임과 동시에 한 것은 장문의 이메일을 전 세계 직원에게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MS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나와 여러분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담아 직원들 마음을 움직였고, 그것이 MS 부활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자동차 CTO(연구개발본부장)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신년사는 신선했습니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30년간 고성능차 개발을 한 전문가로 2015년 현대차에 합류했습니다. 현대차에서도 고성능차 개발을 맡았다가 작년 말 인사에서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랐지요.

그는 신년사에서 “카고 컬트(cargo cult·화물신앙)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카고 컬트란 알맹이 없는 형식주의를 말합니다. 본질은커녕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껍데기에만 매달리는 것을 뜻합니다. 검은 터틀넥 스웨터 입는다고 잡스가 되거나, 회색 후드티 입는다고 저커버그가 되는 게 아니지요. 매장을 흰색으로 심플하게 만든다고 애플처럼 열혈 고객을 양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껍데기를 베낀다고 그 사람·제품의 철학이나 내적 가치까지 베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겉모습만 따라할 뿐이면서 본질까지 얻었다고 착각하는 일이 많습니다. 비어만 사장이 현대차 CTO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카고 컬트를 언급한 것은 현대차는 물론, 국내 기업·정부 조직에도 시사점을 줍니다. 겉멋과 입에 발린 말에 치중하고, 내용보다 보고 형식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문화는 조직의 시간·에너지를 갉아먹고 조직원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 뿐입니다.


Reader’s letter

맨손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단순한 비법

‘이코노미조선’이 미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계 창업자인 브라이언 리(Brian Lee) 어니스트컴퍼니 대표와 토니 고(Toni Ko) 닉스 코스메틱 창업자의 대담을 기사화한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다. 두 사람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밖으로 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라” 하지만 이 같은 도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실행력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이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 김용현 브랜드마케팅진흥원 대표

Reader’s letter

세계 경제 흐름 가늠해 보는 데 도움

새해 세계 경제 흐름을 전망한 커버 기획 중 유익한 기사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제프리 삭스 교수 등 전문가 인터뷰는 불확실성이 극도로 팽배한 세계 경제의 흐름을 가늠해보는 데 도움이 됐다. 중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소 누그러진 듯한 태도를 정치적인 제스처로 본 로저스 회장의 의견에 깊이 공감한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경제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지면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길 기대한다.

-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

Reader’s letter

질 낮은 정보에 위기 맞은 네이버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위기를 다룬 기사가 인상깊었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선 당연히 네이버를 찾았었는데, 나는 물론 주변지인들도 어느샌가 네이버를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양질의 정보가 아닌 불필요한 정보나 광고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보다 정당한 보상을 제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제작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이코노미조선’의 조언을 네이버는 새겨들어야 한다.

- 이윤지 장식가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