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수습 시절, 외부 언론사 간부들에게 교육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최강 사회부를 자랑하던 A신문사 사회부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취재 현장에 많이 나가게 될 텐데요. 현장에서 만나면 반가운 타사 동료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러분에게 도움이 안 됩니다. 대신에 현장에 나타나면 (특종이나 색다른 기사를 터뜨려 동료들을 물먹일 것 같아) ‘기분이 나쁜’ 동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진짜 경쟁 상대입니다. 이들을 극복해 내야 합니다.”

해외 자동차 기업들이 잇달아 감원에 나서면서 ‘카마겟돈(Carmageddon·자동차 업계 최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국내외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전반에 큰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감원 기업들은 ‘눈에 띄면 기분 나쁜 타사 기자’와 비슷합니다. 유능한 기자가 되려면 그 기분 나쁜 상대가 어떻게 취재하는지 분석하고 이길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반가운’ 동료들과 커피 마시며 그 기자 욕해봐야 위안이 되는 건 잠깐입니다.

‘대량 감원이 일어나고 있으니 업계의 일대 위기’라 생각하는 건 우물 안 개구리식 접근입니다. 일단은 감원이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봐야겠지요.

감원은 주로 단순 조립직, 나머지 일부는 앞으로 쪼그라들 게 확실한 내연기관 파워트레인(디젤·휘발유엔진과 변속기 등) 기술자 쪽에 집중돼 있습니다. 게다가 감원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충원이 함께 일어나고 있지요. 전기차·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차량공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분야에선 감원 인력의 몇 배, 몇 십 배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감원과 충원 인력의 결정적 차이는 미래 산업에 얼마나 적합한지 여부와 급여 수준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5~10년 내 단순 조립 인력의 중요성과 수요는 크게 떨어질 겁니다. 반면 미래차 기술 인력은 사람이 없어 더 못 뽑는 상황입니다. 첫 연봉이 20만~30만 달러에 달합니다.

카마겟돈은 누가 더 미래에 적합한 인재풀을 재구성해 나가느냐의 싸움일 뿐입니다. 오히려 필요한 부분의 감원을 제대로 못 하는 기업이 이 싸움의 최대 패배자가 될 것입니다. 현재 평안한 기업이 미래에는 가장 불안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초등학교가 부동산에 영향을 준다니 놀라워

Reader’s letter

한국 부동산 시장의 전망에 대해 잘 짚어준 기획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지역별로 부동산 전망을 나눠서 세세한 정보를 제공한 부분이 좋았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는 역시 학군이 부동산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예상했지만 요즘 초등학교까지 이렇게 관심이 많고 부동산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번 기획을 읽으며 앞으로 부동산을 매입할 때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정연진 주부

르포 기사에 과거 부동산 다녀본 기억 생생

Reader’s letter

한남동 재개발 지역 르포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지난해쯤 재개발 지역 투자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노년을 새 아파트에서 보내야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특히 기사에 사례로 나온 한남동을 고려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하지만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최소 7년에서 최장 12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부동산 업주들의 만류에 생각을 접었던 기억이 있다. 기사를 보니 지난 1~2년 사이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사업 시행 단계는 크게 진전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 김소영 자영업

디지털 혁신 이룬 패션 기업 나오길 기대

Reader’s letter

글로벌 패션 기업의 첨단기술 활용 현황을 자세하게 분석해준 프리미엄 리포트를 흥미롭게 읽었다. 기사에선 다뤄지지 않았지만 옷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의류 업체 ‘스티치픽스’도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정교화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은 IT 기술도 뛰어나고 패션 산업 기반도 탄탄한데, 이처럼 혁신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국내 패션 기업이 많은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 김현아 서울시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