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공장 하나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는 보도를 보며, 이 사태 원인 중 무엇이 가장 큰 것인지 생각해봤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경영의 문제이고, 제품의 경쟁력 저하 때문이지요. 하지만 실행 차원에서 문제 핵심을 따져본다면, 다른 무엇보다 구매(부품 조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20여 년 전 닛산이 그렇게 뛰어난 인재와 기반을 갖고 있으면서도 큰 위기를 맞았던 이유와 연결됩니다.

20년 전 닛산은 도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결국 르노가 닛산 지분을 인수해 회생에 나섰는데요. 자구능력을 잃은 일본 경영자를 대신해 르노가 보낸 구원투수가 카를로스 곤이었습니다. 곤은 이후 닛산을 빠르게 회생시켜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처럼 떠받들렸지요.

그런데 곤이 그렇게 빨리 닛산을 회생시킨 것은 복마전 같았던 닛산 구매를 단칼에 정리했기 때문입니다. 닛산 구매는 그 아래 수많은 부품사와 관계·인맥으로 얽혀 옴짝달싹도 못 하는 상태였습니다. 당시 곤 지시에 따라 손에 피를 묻힌 장본인이 바로 현재의 사이카와 닛산 사장입니다. 사이카와는 이번에 닛산에서 곤을 밀어내는 쿠데타를 꾸민 핵심 중 한 명입니다. ‘곤에게서 배운 비정함을 곤의 목에 칼을 겨눌 때 그대로 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게 닛산을 살리는 길이라 믿었다면 그럴 수도 있었겠지요. 그 옛날 자신이 닛산의 부품사들에 칼을 들이댔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다시 현대차 중국 공장 문제로 돌아가 봅니다. 원가 경쟁력이 중국 업체는 물론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업체보다 떨어진다는 점이 내부적으로 지적됩니다. 가장 적합한 품질의 가장 저렴한 부품을 조달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과거 원가 경쟁력으로 승부했던 현대차가 놀랍게도 이제 그 능력이 경쟁사보다도 못하다는 얘기입니다. 거기에는 20여 년 전 닛산 구매 부문에서 발생했던 온갖 문제가 그대로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품 경쟁력을 얻으려면 겉으로 잘 안 보이는 구매 부문의 혁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 닛산의 일본 경영자들이 문제점을 알면서도 해결 못 했던 것처럼, 관계와 업보 때문에 좀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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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미래 기대하게 만들어

영화 ‘알리타’를 본 후 ‘누군가의 눈을 이렇게 오랜 시간 바라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의 커다란 눈이 과거 SF 영화들에 비해서 덜 어색하게 다가왔다.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넘긴 기술적 성취를 이룬 것으로 보였다. 기사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알리타와 마주쳤을 때 이물감 없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만큼의 진화된 미래를 기대해보게 됐다.

- 이상혁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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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재 가치를 고민하게 하는 SF

SF에 대한 편견을 깨는 잡지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 SF가 단순한 상상력의 발현이라 치부해왔다. 그런데 잡지 15쪽에서 ‘SF의 상상력을 짚어보면서 미래 사회의 인간성, 그리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봤다’는 문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SF가 실제 사회와 나의 존재 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알리타’가 그런 영화 같아 꼭 보고 싶다.

- 안정훈 하나카드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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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폐기물 대란 기사 흥미로워

‘필리핀 불법 쓰레기 U턴 사건’은 최근 여러 대형 이슈 틈새에서 주목했던 뉴스였다. 각종 쓰레기가 먼 바다를 건너 필리핀까지 갔다가 결국 되돌아왔다는 사실에 실소하면서도 한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폐기물 업체의 오랜 관행과 소각 시설의 한계 등 무심코 버린 깡통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울 기사였다. 기사에 소개된 선진국의 사례도 흥미로웠다.

- 배충현 출판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