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규제는 나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규제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규제가 나쁜 겁니다. 잘된 규제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돈 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잘못된 규제는 지키는 이를 바보로 만듭니다. 잘된 규제는 지키는 이에게 이익을 줍니다. 규제는 완화·강화가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하고 전체 선(善)을 끌어낼 수 있는 제도·시스템을 만들어내느냐의 문제인 겁니다.

작년 6월 일본에서 시행된 신(新)민박법을 보면, 규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숙박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호텔을 갑자기 잔뜩 지을 수는 없습니다. 빨리 짓기도 어렵고, 올림픽 이후 수요 감소도 감안해야 하니까요.

이럴 때 공유민박 늘리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겠지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어떤 식으로 규제해야 하는지입니다. 일본도 에어비앤비가 활약하고는 있지만, 신민박법 시행 이전까지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법을 새로 만들어 문제를 정리했습니다.

신민박법 취지는 ‘개인이 보유한 집의 남는 방을 숙박시설로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에 ‘집을 빌려줄 때 집주인이 살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음이 압권입니다. ‘집주인이 살지 않는 집을 빌려줄 때는 숙박객 요청에 응할 관리업자를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둔 것입니다.

일본에는 집주인이 살지 않으면서 놀리는 집이 꽤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 집을 민박으로 활용할 합법적 통로가 막혀 있었습니다. 새 법을 통해 길을 터준 것입니다. 반면 한국은 집주인이 살지 않는 곳을 민박으로 내주는 게 여전히 불법입니다. 현재 공유민박을 하는 집주인들의 상당수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신민박법 이후 일본에선 집주인들의 민박업 신청이 급증했습니다. 본인이 살지 않는 집은 관리업자를 둬야 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고용도 늘었습니다. 한국에서 기를 못 폈던 우리 공유숙박 스타트업들도 일본에서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일본의 신민박법은 없던 규제를 만든 것입니다. 이 규제 나쁜 것입니까, 좋은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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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현대차가 수소차를 개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차에 대한 기대가 컸다. 어떤 기술인지 관심이 있었지만, 공대 졸업생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커버 기사를 읽고 기술을 비롯해 전반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총론에 나와 있는 인포그래픽이 특히나 세세하다고 느꼈다. 해외 사례와 전문가 인터뷰도 인상 깊게 읽었다.

- 허민호 SK텔레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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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에 대한 경각심 생겨

딥페이크가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기사에 들어간 트럼프와 미국 배우를 합성한 사진을 보고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기사 마지막에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절로 동감하게 됐다. 딥러닝이 무엇인지를 다룬 작은 박스 기사와 AI가 작곡한 노래 저작권 기사도 흥미로웠다.

- 천화영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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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의 성공 비결 분석 참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TV조선은 평소에 내가 관심을 두지 않는 방송사 중 하나다. 그런데 이 기사가 분석한 세 가지 성공 비결을 보니 이 프로그램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트롯’은 10~30대 젊은 일반인 여성의 이야기와 도전을 다뤄 성공했다. ‘역포지셔닝’ 전략의 성공이 흥미로웠다.

- 곽민경 더 그로브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