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 맥스의 연쇄 추락 사고는 2010년 도요타 1000만 대 리콜의 발생·전개 과정과 닮았습니다. 도요타는 근본 원인을 ‘복잡성의 폭발(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통제 한계를 넘어버리는 것)’로 규정했는데요. 이후 제조 방법과 조직, 두 관점에서 복잡성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를 전사적 화두로 삼았습니다.

리콜 이전 도요타는 매년 100여 차종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여기 들어가는 엔진·변속기 조합만 수천 개였습니다. 자동차는 2만~3만 개 부품이 들어갑니다. 이 모든 경우의 수를 통제하는 건 제아무리 ‘관리의 도요타’라 해도 불가능했던 것이죠.

그래서 도요타는 ‘기능과 개념을 공용화한다’는 획기적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부품만 공용화하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죠. 자동차라는 부품 덩어리에서 어떻게 하면 단순화의 ‘맥(脈)’을 찾을까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었습니다. 리콜 이후 도요타가 한 일은 이런 제조에 관한 ‘철학’을 바꾼 것입니다.

또 하나는 ‘기능 중심’에서 ‘제품 중심’으로 조직을 바꾼 것입니다. 각 부서가 일하기 편한 쪽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최선을 제공하는 것에 역량을 쏟는 조직으로 바꿨다는 뜻입니다. 이런 조직개편은 리콜사태 이후 8~9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번 보잉 사고의 전후 과정에서도 마찬가지 문제점이 보입니다. 우선 제조 방법의 복잡성이 있었습니다. 기존의 기계식을 버리고 전자식 조종시스템으로 전체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했지만, 기계식에다 전자장비만 더해 더 뛰어난 기능을 급하게 구현하려다 문제가 터진 측면이 있습니다. 또 조직이 비대해지고, 잦은 인수·합병으로 이질적인 기업문화까지 혼재되면서 신속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이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직의 복잡성이 급증했다는 뜻입니다.

우리 기업은 어떨까요? 사람은 한정돼 있는데 내놓아야 할 제품·서비스의 가짓수와 난이도는 계속 올라갑니다. 무한 경쟁과 비용 압박, 게다가 납기 단축에 더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만 이어지다간 언젠가 큰 문제가 터질 겁니다.

그렇다면 도요타 리콜 그리고 이번 보잉 사고에 우리 모습을 비춰보고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계속 미룬다면 도요타·보잉의 사고가 언제 우리 일이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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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마다 공부되는 해외 칼럼

‘해외 칼럼’은 세계적인 경제석학들의 통찰력이 빛나는 원문에 깔끔하고 명료한 해석, 배경설명과 개념설명까지 곁들여져 읽을 때마다 공부가 된다. 셍겐조약을 다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칼럼도 그랬다. 마크롱 대통령의 야심도 느껴졌다. 가능하다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경제전문가들의 칼럼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이민형 이비인후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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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 도전 자랑스러워

한국 공급관리의 위기를 일본 숙박업의 사례를 통해 분석한 커버스토리를 잘 읽었다. 공급이 일단 한 번 늘어나면 쉽게 조절하기 힘들다는 것을 숙박업이라는 산업을 통해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웅희 대표의 인터뷰 기사에서도 한국의 젊은 사업가가 일본에서 이렇게 도전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자랑스러웠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강민지 파고다어학원 토익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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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시 가격 문제 공감

공시가격 인상 후폭풍 기사를 요즘 말로 ‘폭풍 공감’하면서 읽었다. 다주택자가 아닌데도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정직하게 벌고 아껴 모은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해 꾸려왔지만, 정부는 왜 개인의 재산을 보호해주지 않는 것인가.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집을 팔고 이사를 하자니 사람들이 말하는 ‘큰 집 주고 작은 집 받는’ ‘남 좋은 일’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 김정수 프로켐엠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