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로 유럽이 시끄럽습니다. 통합으로 가던 유럽 역사의 큰 흐름이 바뀌는 것인 만큼 혼란을 겪는 게 당연하겠지만, 브렉시트 현실화 정도와는 상관없이 이미 영국 자동차 산업은 파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혼다가 영국 생산공장 폐쇄를 결정했고요, 이에 앞서 닛산·도요타·BMW·재규어랜드로버 등도 영국 내 투자·생산을 취소하거나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브렉시트 불안에 영국 자동차 산업이 이렇게까지 흔들리는 것은 자국의 양산차 회사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영국 내 공장들이 전부 외국 회사 것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겁니다.

1950~60년대만 해도 미국과 함께 세계를 주도했던 영국 자동차 산업. 하지만 이후 ‘영국병’으로 무너졌습니다. 영국 자동차 회사들은 정부 지역균형발전정책에 따라 스코틀랜드·사우스웨일스·리버풀 등으로 공장을 분산해야 했습니다. 고질적 노사 분규도 경쟁력 저하와 품질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뒤늦게 정부가 나서 강성노조를 무력화하고 민영화, 해외 매각으로 회생을 시도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영국 국적 양산차 회사는 전부 사라졌지요. 일부는 공중분해됐고, 재규어랜드로버는 인도 타타, 롤스로이스·미니는 BMW, 벤틀리는 폴크스바겐, 로버는 상하이자동차에 흡수됐습니다.

영국 양산차 회사는 모두 사라졌지만, 소규모 스포츠카 회사 맥클래런이 남아 있습니다. 5년 전 런던 근교에서 만난 맥클래런 생산담당 부사장은 영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 이유를 단 한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과거 영국 자동차 회사에는 1년짜리 계획만 있었습니다. 그해 성과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20~30년을 내다보는 경쟁사에 맞설 수가 없었어요.” 그는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은 당신이 장기적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는 어떨까요? 1년짜리 계획, 연말까지의 성과만을 위해 뛰는 전문경영인·공무원, 그것을 조장하는 조직문화만 가득한 건 아닌지요. 기업도 나라도 올해만이 아니라 10~20년 뒤에도 잘돼야 합니다. 산업혁명 종주국인 영국의 자동차 산업도 1년짜리 계획만 세우다 무너졌습니다. 더 멀리 보고 차분하게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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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시각을 제공하는 커버스토리

‘보잉 737 맥스’ 문제를 ‘복잡성’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커버스토리가 흥미로웠다. 설계와 비용 측면의 자세한 분석은 이 사건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더 깊은 이해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발생 당시 흔히 접할 수 있던 관점이 아니어서 신선했다. 다만 인력 운용과 관련한 분석은 조금 아쉬웠다. 조종사들의 판단력과 문제 인식 능력이 복잡성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설명은 수긍하기가 어려웠다.

- 최성식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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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기사 합리적인 판단 도움

일반인에게도 구입이 허용된다고 해서 LPG 차량을 살까 생각하던 차에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기사였다. 마냥 혜택을 주는 것처럼 단편적인 기사들만 나온 상황에서 연비 세금 인상, 보험료 인상 우려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책 전환의 취지에 대해서 행정 당국의 입장을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배성희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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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으로 보는 나쁜 사과의 예

가수 정준영의 사례로 기업이 대중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법을 풀어낸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의 칼럼을 재밌게 읽었다. 정준영 사건이 자극적인 요소 일변도로 보도되고 있는데, 다른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 흥미롭다. 그리고 이런 이슈에서 기업 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식이 새롭다. 잘못을 저지르고 사과했음에도 이미지가 개선되지 않는 기업들이 읽어봐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 이정운 JT캐피탈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