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사진·영상이 공개됐는데, 말로만 듣던 모럴해저드가 대단하더군요. 공장의 한 직원이 온라인미디어 펜앤드마이크에 사진·영상을 제보해 알려졌습니다. 사진·영상 속 작업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영화를 보고 책도 읽고 별거 다 합니다. 금연구역인데 보란 듯 담배도 피웁니다. 거치대에 고정된 태블릿PC로 직원이 작업 중에 개인 동영상을 봅니다. 귀에는 무선 이어폰이 꽂혀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문제의 아산공장이 현대차 공장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곳이라는 겁니다. 1996년 가동을 시작한 아산공장은 현대차 국내 공장 중 최신입니다. (강성노조에 덜 물든) 젊은 인력과 첨단 설비를 적용했고, 한 때는 현대차 해외 공장의 마더플랜트(모태가 된 공장) 역할을 맡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느새 이렇게 된 겁니다.

하지만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현대차 국내 공장의 HPV(자동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맨아워)는 26.8시간으로, 도요타(24.1), 포드(21.3), GM(23.4)보다 길기는(생산성이 떨어지기는) 합니다만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 보입니다. 레퍼런스로 꼽는 도요타보다 10%가량 떨어질 뿐이니까요. 헤럴드경제가 작년 이맘때쯤 쓴 기사에서는 ‘아산 공장 HPV는 18.5시간으로 국내 현대차 공장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도 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현장이 무너졌다는데 수치가 나쁘지 않다면 왜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숫자는 얼마든 ‘조작’ 가능하다는 겁니다. 완성차 공장의 조립라인만 갖고 숫자를 산출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현대차는 외주 업체가 밖에서 부품을 반제품 덩어리로 조립해 완성차 조립라인으로 들여오는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저임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수많은 비정규직이 (위의 수치 산출 기반이 되는) 조립라인 바깥에서 대신 일함으로써 현대차 공장의 낮은 생산성에 분칠을 해주는 효과를 낸다는 겁니다.

현장의 현(現)은 ‘드러낸다’는 뜻입니다. 현장은 회사의 다양한 문제점과 기풍·해결방법·아이디어 등을 경영자에게 끊임없이 드러내는 곳입니다. 해결이 어렵다고 현장의 부조리는 외면하면서, 프리미엄 자동차 전략만 외쳐봐야 소비자가 그것을 받아들여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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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 교육 개선 필요성 느껴

요즘 세대는 우리 때와 너무 다르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젊은 세대에 맞춰 기업 문화와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많이 배웠다. 밀레니얼 세대가 교육에 대해 그렇게 강한 열망이 있는 줄 몰랐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도제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과거보다 많이 개선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사 내용을 조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다.

- 정대령 SK(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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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높아진 한국어 위상’ 보도 반가워

해외 홍보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K팝의 인기로 미국 대중문화 속 한국어의 위상까지 높아졌다는 기사가 매우 반가웠다. 기사에 소개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방탄소년단(BTS) 출연 영상을 찾아봤다. 오래전 ‘AFKN’을 통해 방영해 미국 대중문화를 접하는 창구 역할을 했던 프로그램이다. 우리말로 노래 부르고, 현지 팬이 환호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 참신하고 멋진 기획에 감사한다.

- 정은선 미디어링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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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전쟁 이해 관계도 그래픽, 눈에 들어와

5G 이슈를 놓고 많은 이해 관계자들과 관련한 뉴스가 끊임없이 나오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호 기사 ‘애플 퀄컴 합의로 막오른 5G 전쟁’의 그래픽 ‘글로벌 업체 간 관계도’가 인상적이었다. 주요 플레이어 간의 복잡한 관계를 한눈에 알기 쉽게 보여줬다. 사진도 기사를 돋보이게 하는 좋은 장치이지만, 잘 만들어진 그래픽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하용수 광운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