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설명

미·중 무역전쟁이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필자는 매우 걱정하고 있다. 2017년 감세로 인한 경제 성장 효과를 무역 긴장 고조가 상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 무역전쟁이 이미 기술, 인권, 대만 문제 등으로 확대돼 패권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칼럼 내용이 너무 경제적 관점에 치중돼 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필자가 언급한 대로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3%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합의한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대해서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로버트 배로(Robert J. Barro)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경제연구소(NBER) 연구위원, 세계은행 자문역
로버트 배로(Robert J. Barro)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경제연구소(NBER) 연구위원, 세계은행 자문역

한동안 미국 거시경제 정책을 이끄는 4마리의 말은 감세, 규제 완화, 무역, 인프라 투자였다. 우선 감세 효과는 경제 성장에 긍정적이었고 규제 완화는 경제 성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세 번째인 무역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의 무역 긴장이 너무 걱정스럽다. 인프라 투자는 현재 거시경제 정책의 레퍼토리에 넣지 못할 정도로 말로만 그치고 있다.

감세를 자세히 보면, ① 2017년의 세제 개혁은 미국의 2018~2019년 성장률을 매년 1.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 소득세 감세가 0.9%포인트, 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감세가 0.2%포인트 기여할 것이다. 개인 소득세 감세 효과가 2019년 이후까지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업 세제 개혁 효과는 당분간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연방 정부의 신규 규제가 점점 줄어들었다는 지표가 있다. 2017년 연방 관보에서 경제 규제 관련 단어 수를 추적한 레그데이터(RegData)에 따르면, 신규 규제는 정체상태였다. 기업과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 부담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더 줄어든 것도 아니다.

10가지 지표로 정부 규제 전반을 측정하는 세계은행의 기업활동 지수 역시 이와 비슷하다. 미국은 2016년에 세계 8위에서 2017년 6위로 올랐지만 2018년에 다시 8위로 되돌아갔다. 상대 비교뿐 아니라 근본적인 주요 지표도 2016~2018년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다른 많은 경제학자들이 언급했듯이 주요 관심사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 어젠다는 ‘물건을 파는 것(수출)은 좋고 사는 것(수입)은 나쁘다’는 식의 신뢰할 수 없는 중상주의적인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아이러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무역 담당 관료들의 생각이 중국인의 생각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기술 탈취와 직접적 또는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하는 동안 수입과 해외 투자를 억제해 왔다는 트럼프 정부의 생각은 맞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수입 관세 보복은 두 나라 모두에 해롭다. ② 중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대중 수출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무역 충돌이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해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미국에서 중국 수입품이 없어지는 것 또한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생각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당선 전 스탠퍼드의 후버연구소에서 한 연설을 떠올리게 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철강과 다른 제품에 대한 관세가 국가 안보로 정당화된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논거는 많은 청중으로부터 비판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국가 안보를 경제 안보와 동일시했다. 그런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세가 왜 경제 안보에 해로운지를 법정에서 논쟁해보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의회가 적어도 관세는 국가 안보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관세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30년대 이후 각 지역구의 이해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훨씬 더 보호무역을 지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의회의 관세 문제 개입은 보호무역을 강화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1일(현지시각) 미국 아이오와 신재생에너지 에탄올 시설을 방문해 연설하면서 웃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1일(현지시각) 미국 아이오와 신재생에너지 에탄올 시설을 방문해 연설하면서 웃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개인적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관세로 수입이 줄어들면 국내 생산으로 대체돼 기업 매출이나 국내총생산(GDP)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세 부과로는 기업 매출이나 GDP가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

지금 희망은 중국이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등 무역정책을 자유화하기로 하고 상호 간 해로운 관세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이익이 된다. 그리고 중국이 어찌 되든, ③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유럽, 일본 등에 관세를 부과할 것 같다. 이 또한 세계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걱정스럽다.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 정말로 미국 생산성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투자가 아직 늘어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지도자들 간의 4월 회의로 요약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제안했고 민주당은 2조달러로 규모를 늘리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저 없이 동의했다. 정치권은 (증세 등 정치적 부담 없이) 부채나 신규 통화 발행을 통해 인프라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정부 지출을 ‘공짜 점심’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 부채나 신규 통화 발행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무역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다면 2017년 세제 개혁은 여전히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역전쟁 심화 등 미국 거시경제 정책 상황을 보면, 애틀랜타 지역 연방은행이 올해 2분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분기 성장률(3.1%)보다 크게 낮은 1.3%로 전망한 게 놀랍지 않다. 슬프게도 올해 3%에 가까운 성장률은 달성될 것 같지 않다.


Tip

트럼프 정부는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했고, 개인 소득세에 대한 전면적 감세를 통해 소득세율을 2.3%포인트 정도 낮추는 등 세제 개혁을 추진했다. 배로 교수는 최근 성장률 수치와 성장률 전망치를 반영해 기본 성장률을 2%라고 한다면, 2017년 세제 개편으로 인한 성장률 상승치(1.1%포인트)를 더해 2018년과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1%로 제시했다.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과 일치한다. 하지만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018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579억달러,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793억달러다. 5월 10일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은 약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1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5~10%에서 25%로 높였다.

5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발표를 통해 유럽연합(EU)과 일본, 그 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180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무역전쟁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나라와 확전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멕시코에 대해서는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6월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 매달 관세율을 5%포인트씩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과 멕시코는 6월 7일 합의문을 도출해 관세 부과는 무기한 연기됐다.

로버트 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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