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문가 나심 탈레브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1년 전인 2007년 출간한 ‘블랙 스완(The black swan)’에서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충격파가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블랙 스완’은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가능성이 극히 작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백조는 모두 흰색’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17세기 호주에서 ‘흑조’가 발견되면서 받은 충격을 빗댄 것이지요.

그는 신간 ‘스킨 인 더 게임(skin in the game)’에서 큰 위기를 초래하는 근본 요인이 ‘책임지지 않는 인간’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관료제야말로 조직 구성원이 책임을 회피하도록 설계된 만큼 분권화를 통해 책임 있는 의사 결정권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지요. 스킨 인 더 게임은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진다’는 의미의 영어 표현입니다.

결국 블랙 스완은 책임감 결핍 때문에 일어난다는 겁니다. 한국 경제에 풍파를 일으킨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상대와 붙었을 때 수 싸움을 가장 절박하게 하는 쪽은 어디일까요? 패했을 때 자기 기반을 송두리째 날릴 수도 있는 당사자입니다. 예를 들면 무역분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기업입니다. 짐작건대 삼성전자의 전문가들이 이번 일이 있기 전부터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리스크와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일이 잘못되면 조직이 망하고, 내 자리와 삶이 날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반면 한국 정부가 대(對)일본 전략을 수립할 때 한국 기업들의 이런 상황을 제대로 감안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넷플릭스가 탁월한 성과를 내게 된 것도 결국 적재적소에 능력자들을 배치하고 그들에게 책임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용어로는 ‘인폼드 캡틴(informed captain)’. 즉 자기 영역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도 지는 수장들 덕분인 겁니다.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은 의사 결정권이 없고, 책임질 일 없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한다면 조직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 정부의 대일본 전략을 지켜보면, 넷플릭스의 성공비결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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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공생하는 배민 생태계 눈길

산업 분야별 특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한곳에서의 성공에 안주하고 머무르기보다는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맞게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넓은 곳에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국 경제가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선 사회 전반적으로 배민 생태계처럼 서로 간의 경쟁보다는 상호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다 많이 만들어나가야 할 것 같다.

- 선우영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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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다룬 기사 인상적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깊이 있게 다룬 기사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트럼프의 협상술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언론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등을 세세하게 풀어줘서 현재 급변하고 있는 남북 상황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트럼프가 주도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 꼼꼼하게 짚어주는 기사가 앞으로도 많았으면 한다.

- 이민정 로펌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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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선배 김도균 대표 편지 울림 줬다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꿈과 열정에는 박수를 보내나 자칫 초심에서 벗어나는 사례를 가끔 보게 된다. 지난 호의 벤처 선배가 스타트업 후배들에게 보낸 편지는 닷컴 열풍 이후를 경험했던 내게 큰 울림을 줬다. 유행과 같은 스타트업 열풍이 아닌,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태풍이 되기를 바라는 건 모든 기성세대의 바람일 것이다.

- 안희상 한화생명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