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깊어지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요? 경영을 잘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요? 그런 얘기는 그만두기로 하죠. 책을 읽는다고 훌륭해지거나 생각이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스스로가 확실한 예입니다. 정말이지 책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책에는 효과 같은 게 없다”고 했습니다. “이제야 되돌아보니 효과가 있었구나” 하고 알 뿐이라는 거죠. 그때 그 책이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의미가 있었음을 수십 년이 지나고야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자신이 펴낸 ‘책으로 가는 문(2011년)’에서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그렇다면 책은 어떤 것일까요? 미야자키는 “어렸을 때 ‘역시 이것’이라 할 만큼 자신에게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소중하다”고 말했습니다. 방점은 ‘만나는’ 것에 찍혀 있습니다. 만나야 한다는 것이죠.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미야자키 표현대로 어딘가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아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갈 정도까지 읽어보면, 원서를 보지 않았는데도 ‘이 번역은 이상하다’라고 지적할 정도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책으로 가는 문’에 사용된 ‘문’의 일본어는 ‘도비라’입니다. 문을 뜻하는 일본어는 여럿인데, 책에서는 도비라를 썼습니다. 도비라는 책의 속표지, 잡지의 본문 앞 첫 페이지라는 뜻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 그 책의 도비라를 열고,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가보라’는 의미일 겁니다.

‘이코노미조선’은 여름휴가철을 맞아 ‘CEO·석학 100인이 뽑은 내 인생의 책’을 커버스토리로 다뤘습니다. 그런데 CEO·석학이 꼽은 책을 보면 고전이나 꽤 오래된 것이 많습니다. 최근 트렌드에 관한 책은 적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이 택한 책은 아마도 그들의 어린 시절, 인간의 존재에 엄격해지기 이전의 마음으로 만난 ‘자신에게 중요한 한 권’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책과의 만남은 그들이 CEO나 석학으로 대우받기 훨씬 이전이었겠지요.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만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을 겁니다.

사실 책은 누가 추천하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 만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다만 이번 ‘이코노미조선’ 기획이 독자님들의 그런 만남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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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조직 문화, 국내에도 확산되길

넷플릭스의 유연한 조직 문화를 깊이 다룬 커버스토리를 흥미롭게 읽었다. 자유와 책임을 잘 배분해서 조직원이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넷플릭스의 일하는 방식을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직접 현장에 가서 넷플릭스 직원을 인터뷰하고 화상 인터뷰까지 진행한 기사들은 특히 흥미로웠다. 다른 기업도 이런 조직 문화를 본받기 바란다.

- 김미희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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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사무소 흥미로워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사람이지만 이 회사가 어디에 있고 직원은 어떤 환경에 있는지는 몰랐다. 지난 커버스토리에 나온 회사 내부 사진 등을 보니 무척 신기했다. 페이스북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적인 색채를 사무실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로 고무신이나 문풍지 등을 이용해 전통 한국 문화를 담으려고 한 것 같다.

- 최미선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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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감정 대응 자제하고 냉정하게 봐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다룬 스페셜 리포트가 인상적이었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는 대부분 현상을 보여줄 뿐인데 이명박 정부 때부터의 사건들, 트럼프가 바꾼 세계 경제 질서, 정부가 가야 할 길 등의 기사를 보니, 나름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게임이론으로 일본의 입장을 분석한 글도 독특했다. 많은 사람이 사태를 좀 더 냉정하게 보면 좋겠다.

- 이정훈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