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역사를 보면 전부 나옵니다. 망할 수 없는 기업이 왜 무너지는지, 성공할 수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산업 기반이 꽃피는지 말입니다. 1960년대까지 세계를 주도했던 영국 자동차 산업이 망한 것은 기술력이나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본업 대신 정치로 싸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지역정치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고용, 균형발전 명목으로 연구소·공장을 내 지역구로 뜯어내려는 포퓰리즘 정치가들에게 굴복했습니다.

1990년대까지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를 장악했던 일본은 기술력만 믿고 양산 경쟁력 향상을 소홀히 하다가 한국에 기회를 열어주고 말았습니다. 한국이 무섭게 추격하는 동안에도 일본 반도체 기업 리더들은 사내 파벌 싸움에 골몰했습니다. 일본에 전문가가 없었겠습니까, 돈이 없었겠습니까? 모든 걸 가졌지만 본업 대신 정치 싸움하다 무너져 간 겁니다.

이번 호 주제는 ‘반도체 다음, 전기차 배터리’입니다. 우리의 미래 먹을거리로 배터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세계 제조업 중 덩치로 단연 1등입니다. 그런 산업의 핵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기차 핵심은 배터리죠. 제조원가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런 변화는 한국 경제에 다시 오기 힘든 기회입니다. 우선 우리는 LG·삼성·SK라는 제대로 된 배터리 회사를 3개나 갖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가 전자제품화하면서 디스플레이·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모두 한국이 강한 분야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폐쇄적인 자동차 산업이 수평분업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폴크스바겐·GM 같은 일류 자동차 회사도 한국이 잘하는 배터리·디스플레이·반도체 없이는 앞으로 공장을 못 돌릴지도 모릅니다. 특히 이런 각각의 요소를 잘 통합해 세트기술을 연마하고 세계와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 무적(無敵)이 될 것입니다. 내연기관차에서 한국은 주인공이 아니었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절호의 기회를 맞은 한국은 지금 어디에서 전력을 집중하고 있습니까? 기업은 각자도생·고군분투, 정부는 항일(抗日)전선 구축에 여념이 없습니다. 신문 1면은 정치 얘기뿐입니다. 지금 어디에서 싸우는지가 미래를 결정하는 겁니다.


Reader’s letter

은행 창구 변신 흥미로워

은행 창구가 다양한 변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종종 롯데월드몰에 가는데 갈 때마다 왜 은행과 도넛 가게가 붙어있는지 궁금했는데, 지난 기사에서 그 이유를 잘 알게 됐다. 오프라인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 은행들이 얼마나 많이 고민하는지를 새삼 느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업종이 서로 협력하는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를 많이 써줬으면 한다.

- 조민우 자영업자

Reader’s letter

옛것의 가치 느낄 수 있었던 기회

개인적으로 일반 막걸리를 애음하고 있는 나로서는 우리나라 전통주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막걸리와 재즈의 크로스오버는 전통주의 가치를 한층 높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창업을 꿈꾸고 있어 이렇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 정성훈 회사원

Reader’s letter

일방적인 흡연 제재 백해무익

‘외면받는 1000만 흡연권’은 약자로 떠밀려진 흡연자들에게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흡연 구역은 척박한 사막의 감미로운 오아시스다. 흡연 구역에서 휴식을 취하노라면 여론의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인상된 담배 가격에 대한 상념이 절로 생긴다. 일방적인 흡연 제재에 불편하기 이를 데가 없다. 자동차는 만들면서 주차장을 없애는 꼴이라는 비유가 적절하다.

- 이재섭 서울시 중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