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고백합니다. 몇 년 전 후배 기자에게 취재 지시를 하던 중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사과하긴 했지만 후배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게 분명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기자 조직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 경직돼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한 2000년대 초에는 더 심했죠. 데스크나 선배 기자로부터 쌍시옷이 들어간 욕을 듣는 건 기본이었습니다. 그때까진 회의실 흡연이 일반적이었는데, 간혹 재떨이가 날아다니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개정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사내 교육이 있었습니다. 강의를 맡은 변호사는 여러 사례를 곁들여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알쏭달쏭한 부분이 많긴 했지만 핵심은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정신적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00일이 지났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이 많습니다. 직장 ‘갑질’이 줄었다는 설문조사가 있지만 법 시행 이후 달라진 점이 없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은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로 괴롭힘 금지법을 꼽기도 합니다. 제임스 김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최근 열린 좌담회에서 “LA 사무소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는데 뉴욕 본사 CEO가 처벌받는 식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얼마 전엔 한 협회 회장이 직원을 상대로 폭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는 사과문을 내고 자신의 막말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면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이 협회 회장은 며칠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입니다.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는 인생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직장 내 부조리나 괴롭힘은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좋은 취지에도 판단 기준이 모호합니다.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괴롭힘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언젠가는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고 법 제도를 손보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Reader’s letter

스포츠 세계를 더 깊게 관찰할 기회

소비자 입장에서 스포츠란 상품이 매력적인 건 경기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재미는 기본이고 뜻밖의 감동까지 종종 느낄 수 있다. 이렇듯 그냥 봐도 즐거운 스포츠인데, 스포츠에 담긴 경제적 가치와 스포츠를 둘러싼 돈의 전쟁 그리고 스포츠를 위한 과학기술의 발전까지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획 기사라서 더 좋았다.

- 조지음 K리그 전임 주심


Reader’s letter

치열한 승부 뒤에 숨겨진 스포노믹스

‘스포노믹스’라는 주제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커버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국 야구의 돌파구로 중국 시장 공략을 내세운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우리 야구가 중국 시장의 위력에 굴복해 자국 팬들을 실망케 한 미국 NBA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한 명의 야구팬으로서는 경제를 위한 스포츠가 아닌, 스포츠를 위한 경제가 됐으면….

- 박기범 IB토마토 기자


Reader’s letter

자살 후 남겨진 것들에 대해

사람들은 누군가의 자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 죽음에 대한 불편한 추측을 내놓곤 한다. 그 말을 내뱉기 전에 ‘자살 사별자’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 견디는 무게는 어떨지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자살 사별자’의 존재를 다시금 인지하게 됐고,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 오세봉 아이아이컴바인드 팀장

이창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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