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온 나라가 아파트 투자 열기로 시끌벅적한 요즘, 다른 한쪽에서는 저금리 기조를 등에 업고 상대적으로 정부 규제가 덜한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상가·상가빌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같은 임대 목적의 부동산이다. 하지만 장기화하는 저성장 국면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투자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 임대료 인상은커녕 공실을 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섣불리 뛰어들자니 왠지 불안하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자니 뒤처지는 느낌을 쉽사리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인 만큼 상품별 특성에 맞는 꼼꼼한 투자전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돋보기 1│‘평타 치기’ 어려운 상가 투자, 유망 상권이 핵심

먼저 상가 및 상가빌딩에 투자하는 경우다. 이들은 지난 10여 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았던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다. 하지만 사실 올해 상가 및 상가빌딩 투자는 아파트와 달리 흔한 말로 ‘평타 치기’조차 쉽지 않다. 물론 잘 골라 투자한다면 ‘대박’ 날 수도 있겠지만 그릇된 선택은 ‘쪽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가나 상가빌딩의 투자 성패를 좌우할 양대 변수로 경기와 금리가 있다. 일단 경기 상황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국내 경기가 장기침체로 접어든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가게를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니 나라 안팎으로 위기다. 상가 및 상가빌딩 시장이 경기와 밀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반면 금리는 시장에 호의적이다. 경기악화를 우려한 정부가 지난해 10월 16일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 수준까지 끌어내리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열렸다. 게다가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있다는 점 역시 시장에 호의적이다. 부동(不動) 자금 1200조원 시대에 올 한 해 토지보상금 45조원이 추가로 풀린다고 하니 이 역시 분명 기회요인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가시장이기에 더욱 철저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상가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는 소비력을 갖춘 유동인구나 상주인구 존재 여부다. 따라서 반드시 상권의 확장성과 배후지 존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이왕이면 정체된 상권보다 확장성이 큰 유망상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아울러 투자에 앞서 가시성과 접근성 확보 여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임대료 확보에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내에서 신규로 분양하는 상가의 경우 상권의 안정화까지 많은 시간(5~10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고분양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다만 상가빌딩은 꼬마빌딩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임대수익률과는 별개로 지역발전에 따른 가치 상승 혹은 가족 간 증여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때는 상품별 특성에 따라 상권, 입지 조건, 역세권 여부, 주변 공급 물량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때는 상품별 특성에 따라 상권, 입지 조건, 역세권 여부, 주변 공급 물량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돋보기 2│초역세권 소형 오피스텔에 집중하라

다음으로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경우다. 상가와 더불어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오피스텔 역시 올 한 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전망이다. 법률상 준주택인 오피스텔은 주택에 포함되지 않는 상업용 부동산이면서 주거용 부동산처럼 사용할 수 있어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이지만 여타 부동산 상품보다 물건 분석이나 입지 분석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고 비교적 공급량도 풍부해 초보투자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다. 하지만 상품의 속성상 가치상승보다는 임대를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률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감정원 등 각종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수년간 5%대 이상을 유지해오던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전국 기준)이 근래 들어 4%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경기불황에 따른 공실 증가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고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공급 물량(분양 및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오피스텔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사전에 몇 가지 따져볼 것이 있다. 우선 초역세권 입지 여부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 수요층이 20~30대 젊은 직장인인 만큼 출퇴근하기에 편리한 도보 5분 거리(400m) 내 초역세권 입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도심지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 측면에서는 1인 가구 시대가 대세인 만큼 전용면적 기준 60㎡ 이하의 소형이 좋다. 한편 오피스텔의 경우 건물의 노후화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피스텔은 속성상 건물이 노후화하면 임차인의 입주 기피로 임대료가 급락하는 전형적인 전강후약(前强後弱) 부동산 상품이다. 따라서 준공된 지 오래된 매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일례로 2018년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30년 된 오피스텔이 노후화에 따른 붕괴위험 때문에 서울시로부터 입주민 퇴거조치를 요구받았던 사례를 보더라도 낡고 허름한 매물엔 가급적 투자하지 않는 편이 낫다.

아울러 오피스텔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텔, 고시텔, 소형아파트 같은 다수의 유사 부동산 상품과 대체관계 내지 경쟁관계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일반적으로 여타 경쟁상품보다 임대료가 비싸 가격경쟁력에서 다소 불리하다. 따라서 오피스텔 내·외부 편의시설과 주차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다.


상가 투자 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소비력을 갖춘 유동인구나 상주인구가 있는가’와 ‘상권이 확장성이 있는가’ 등이다.
상가 투자 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소비력을 갖춘 유동인구나 상주인구가 있는가’와 ‘상권이 확장성이 있는가’ 등이다.

돋보기 3│지식산업센터, 넘치면 망한다

끝으로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하는 경우다.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아파트형공장으로 불렸던 부동산 상품인데 분양권 전매규제나 청약통장에서 자유롭고 무엇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이나 상가보다 연 1~2%가량 높다. 또한 분양받을 경우 취득세 및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고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도 벗어나 있어 상대적으로 여타 부동산 상품보다 초기자금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투자 성패는 역세권 여부와 공급 물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역세권 여부는 어떤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든지 매우 중요한 사항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임직원이 출퇴근하는 직장이라는 속성상 더욱 중요하다. 만일 역세권이 아니라면 좋은 인력의 수급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공급물량이 과한 곳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입주 수요가 많지 않음에도 공급이 지나치게 많으면 공실 증가 및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요가 기업체인 만큼 물류나 집적시너지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 입지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