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계 산업은 1970~80년대 일본 저가 쿼츠(Quartz) 시계의 위력에 밀려 붕괴 위기를 맞습니다. 장인이 오랫동안 수작업해야 하는 기계식 시계와 달리 쿼츠 시계는 싸게 대량생산할 수 있었고 누구나 만들 수 있었습니다.

위기의 스위스 시계 산업을 구한 주인공은 스와치그룹 창립자 고(故) 니콜라스 하이에크 회장입니다. 일본 전자시계 회사가 똑같은 모양의 제품을 수십만 개씩 쏟아낼 때, 스와치는 매년 200여 종의 새로운 디자인을 내놨습니다. 또 각각의 모델을 평균 3만여 개만 만든 뒤 기본 틀을 폐기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 희소성이라는 스위스 시계 장인정신의 기본에서 답을 찾은 겁니다.

스마트워치의 대중화로 시계 업체의 매출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스위스 명품 시계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본연의 기능은 퇴색한 반면 시계가 갖는 사치품으로서의 위상은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시계의 내부 기계 장치)에는 400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갑니다. 복잡도가 높아 일일이 사람이 정밀하게 세팅해야 합니다. 스위스 시계 장인의 명맥이 유지되지 않았으면, 스위스 시계 산업의 부흥도 불가능했습니다. 이처럼 장인은 한 산업의 중요한 뿌리입니다. 비단 시계뿐만이 아닙니다. 산업, 금융, 문화·예술,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장인은 필요합니다.

‘이코노미조선’이 지난 호 커버 스토리로 다뤘던 우주 개발에도 장인은 등장합니다. 발사를 1년 앞둔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가 조립합니다. 한데 오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들의 ‘도면 밖’ 조립 노하우가 가미되지 않으면 완벽한 엔진이 탄생할 수 없다고 합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에도 장인정신은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남궁민) 드림즈 단장은 극 중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승은 남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우습게 아는 미친놈들이 옆에서 발목만 안 잡으면 천 번도 할 수 있지.” 백 단장이 얘기한 ‘남들이 하는 일의 가치’가 바로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장인정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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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의 도전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무(無)에서 시작해 눈부신 문명을 이뤄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주’일 것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를 달에 착륙시켰고, 이후로도 많은 과학자가 먼 우주를 향한 꿈을 이어 가고 있다. 그들이 있기에 인류의 전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 서정은 드림워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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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에도 주목할 때

그동안 인공위성 발사 관련한 뉴스는 늘 성공인지 실패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지난 호 기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숱한 노력들을 엿볼 수 있었다. 왜 그동안 우리나라 우주 개발 기술이 더디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올해가 상당히 중요한 해라는 점 등 중요한 사실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서동호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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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것들

발사체는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지만 국산 위성체를 성공적으로 우주에 띄웠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지난 호 특집 기사를 보며 전 세계의 우주 산업 동향과 한국의 현주소를 알 수 있었다. 여러 나라의 패권 싸움 속에서 발사체 개발이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한국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여러 기관의 협업 그리고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 임소정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