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대 번화가 동성로의 오후는 적막과 어둠에 잠겼습니다. 500년 역사의 대구 서문시장은 개장 후 처음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어서 매출이 ‘0원’이라는 상인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깝습니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KTX는 텅 비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든 슬픈 풍경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코리아 포비아’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섬나라에선 한국인의 여권을 뺏고, 베트남에선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한국인을 격리 조치합니다. 코로나19의 진앙인 중국은 한국이 대응을 제대로 못 한다고 조롱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중국 제조 공장의 셧다운(가동 중단)으로 글로벌 공급망 사슬의 붕괴를 우려했다면, 지금은 국내 기업 전반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동시다발적인 사업장 폐쇄 사례가 속출하면서 연쇄 셧다운 공포가 커지자 기업은 재택근무, 대면 회의 금지 등으로 비상경계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간신히 2%대에 턱걸이했습니다. 하지만 수출·내수·생산의 ‘트리플 위기’가 현실화하면 올해 2%도 힘들어 보입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0%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코노미조선’은 2월 12일 자 커버 스토리에서 코로나19를 주제로 해외 이코노미스트 긴급 진단을 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대부분은 코로나19 자체가 아닌 각국의 격리 제한과 정서적 파급력만으로도 사태는 국제적인 ‘블랙스완(예측 못 한 위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부가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실시할 ‘실탄’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습니다.

정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원래도 짧은 단발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짧은 ‘숏컷’을 했습니다. 1분 1초가 아까워 방역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해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수칙부터 잘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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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삶의 태도 배워

어느 분야건 ‘장인’이라는 말은 신뢰감을 주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이코노미조선’ 336호는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 자체로 읽기 전부터 흥미로웠다. 특히 한 프로그램의 부흥을 이끈 트로트 장인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장인들과 나를 비교해보며 단순히 일을 대하는 방식뿐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 김덕호 MBC충북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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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르포를 읽고

혁신은 가끔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이뤄진다. 전기 시험인증 기관에서 전도성 금속잉크를 국산화하리라, 누군들 생각했겠는가. 내가 속한 곳에서도 뜻밖의 좋은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면 한다. 결정적 순간에는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하겠으나, 또한 이를 눈치챌 수 있는 안목 역시 있으면 좋겠다. 다양한 해프닝 속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좋은 일이 생겼으면.

- 노승균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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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봉테일’을 기대하며

요즘 서점가에서 가장 핫한 도서는 역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각본집 스토리보드북’이다. 필름에 담고자 했던 내용과 구도가 제작 전 이미 그의 머릿속에 다 펼쳐져 있다. 한 분야에서 장인이라 불린다면 봉 감독처럼 ‘대단하다’라는 탄성이 나와야 하는 게 맞다. 대량 생산과 빨리빨리로 구축된 대한민국 경제의 숙제는 그와 같은 ‘장인 만들기’가 아닐까.

- 조은주 CNC애드 기획팀 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