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도시공학과 도시계획 석사, 서울시 주택정책 자문위원
2월 21일 주택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수원, 용인, 안양, 의왕시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확대 및 대출 규제 강화가 발표됐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부터 올해 2월 둘째 주까지 7주간 수원 아파트값 상승률은 영통구 8.34%, 권선구 7.68%, 장안구 3.44%로 수도권 누적 상승률 1.22%를 크게 웃돌았다.
수원이나 경기 남부권의 경우 서울보다 가격 상승세가 크지 않았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높아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로 진입이 쉬웠고, 최근 신분당선 등 교통 호재가 발표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비조정대상지역의 경우 대출 및 세 부담이 비교적 완화된 곳이라는 점에서 투자의 매력도도 높았다.
2월 20일까지 수원시 영통구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니어서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2년 이상 보유 시 일반과세가 되고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크지 않다. 또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대출 규제도 비교적 완화된 수준인 데다가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90% 이상이라 대출을 활용하지 않고도 갭투자를 통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
일례로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매탄 현대힐스테이트 전용 85㎡가 지난해 12월 2일 3억5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2월 15일에는 5억9300만원까지 거래돼 두 달 남짓 만에 무려 2억3800만원 이상 올랐다. 해당 평형의 전셋값은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거래된 가격이 3억5000만원 내외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지난해 12월에 전세를 안고 갭투자 한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인 500만원과 취득세 355만원(취득가액의 1%), 거래 비용 등을 고려해도 1000만원 남짓한 투자금으로 매입이 가능했다.
세후 수익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 12월 초 매탄 현대힐스테이트 전용 85㎡를 3억5500만원에 전세(3억5000만원)를 안고 매입해 2월 초 5억9000만원에 매도했다면 1년 이내 단기 매도 시 양도소득세 40%인 9900여만원을 납부해도 세후 순수익은 1억3000만원이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수원에 있는 전용 85㎡ 아파트를 자기 자본 1000만원으로 매입해 2~3개월 만에 1억3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는 투자를 한 셈이다.
투자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개인이 소유 또는 거주하는 아파트와 투자 자산을 분리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구조로 법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1~2년 사이 경기도는 물론 전국적으로 법인의 아파트 매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한국감정원의 거래주체별 아파트 거래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 이후 법인의 아파트 매입이 많이 증가했다. 2017년 전체 아파트 거래 건수(61만1154건)중 법인 매수 건수는 1만3687건으로 2.2%를 차지했으나 △2018년(56만3472건 중 1만8971건) 3.4% △2019년(54만5061건 중 2만4009건) 4.4%로 2018년 이후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법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0.7% △2018년 1.7% △2019년 2.7%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경기도는 △2017년 1.1% △2018년 1.8% △2019년 3.8%로 지난해부터 법인 매수가 늘었다.
특히 수원의 경우 2018년까지 법인 매수가 1% 이하에 머물렀으나 2019년 5.8%로 급증했고 올해 1월에는 전체 수원시 거래 건수 3868건 중 법인 매수가 244건으로 6.3%를 차지해 법인 매수 비중이 많이 증가했다. 전체 거래 건수 중 법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없으나 그동안 양상과 달리 수원의 법인 거래 비중의 증가가 두드러진 것이 수원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전국적으로 2017년 이후 법인의 아파트 매수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무래도 정부 정책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8·2 대책을 기점으로 정부는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한 강경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 정책은 수요를 규제하는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및 대출 규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 단기 차익 거래에 대한 세율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수원 법인 거래 증가…아파트값 상승 영향
정부의 다주택자 및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이 강화되면서 개인의 단기 차익 또는 문어발식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법인을 만들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로 전환했다. 아직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하지 않고 교통 호재가 있는 수도권이나 지방의 아파트를 전세 끼고 갭투자 해서 단기에 차익을 보고 매매하는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경우 양도세 기본세율은 6~42%(1년 이내 40%)이고,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다주택자는 10~20%포인트 양도소득세율이 추가 적용된다. 반면 법인은 주택 매각 시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10~22%의 법인세와 비사업용부동산에 대한 중과세율 10%가 적용돼도 단기 매매 및 차익이 높은 거래 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서 수원 영통의 경우, 법인이 매입 후 단기 매도할 때 세금을 비교해보자. 취득세는 과밀억제권역 외에 본점을 둘 경우 중과되지 않으므로 일반세율이 적용된다면 개인으로 매입할 때와 같은 1%가 적용된다. 결국 매도가 5억9000만원에 취득가 3억5500만원 및 취득세 등의 비용을 제한 세전이익에 법인세율 10%를 적용하고 중과 10%를 고려하면 법인세는 2550만원 수준이므로 실제 세후 순수익은 2억500만원이 된다. 개인으로 취득 후 매각할 때 양도세 9900만원에 비해 법인세가 2550만원으로 감소하게 됨에 따라 순수익이 7000만원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수원은 2월 20일까지 조정대상외지역으로 다주택자의 경우라도 양도소득세가 일반과세됐으나 2월 2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되면서 2주택자는 10%, 3주택 이상은 20%의 세율이 중과된다. 그러나 법인은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소득 금액에 따라 세율이 적용되므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법인을 활용한 투자가 훨씬 세금을 줄이는 효과가 커진다.
또 주주 개인이 소유한 주택과 법인 소유 자산은 별개이므로 다주택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을 주주 개인이 갖지 않아도 된다. 또한 법인은 이익금을 배당하기보다 과세 이연 효과의 장점을 살려 지속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불리는 방법으로 아파트 시장의 큰손이 되고 있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정당하게 세금 내고 자산을 불리는 경제 활동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가 동의할까? 다만, 확실한 건 주택을 ‘사는(LIVING) 곳’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법인의 ‘쓸어 담기식’ 아파트 투자는 그 궤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더욱 세밀화하고 속도가 빨라지는 투자자의 대응에 정부는 치밀하게 예의 주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