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PWM프리빌리지서울센터장
고준석
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PWM프리빌리지서울센터장

가정주부 A(48)씨는 종잣돈을 굴리는데 예금금리가 낮아 애를 먹고 있다. 부동산 초보자지만 꼬마빌딩에 투자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하지만 남편은 “상가건물에 투자하는 것은 상권이 무너지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대안으로 부동산펀드나 리츠에 간접투자를 하자”고 한다. 그녀는 부동산 직접 투자를 선호한다. 그래서 남편의 의견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중 금융상품에 관해서 해박한 지식이 있는 친구에게 자문했다. 그랬더니 “꼬마빌딩의 임대수익률보다 펀드나 리츠의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도대체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무엇이고, 정말로 투자해도 괜찮은지 궁금해졌다.

초저금리 시대에 자산관리는 고민거리다. 무작정 부동산에만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전한 예·적금은 금리가 낮아 한계가 있다. 그 대안이 투자상품인 셈이다. 물론 투자상품이 전부 좋다는 뜻은 아니다. 주식과 채권 등의 전통적인 투자상품은 경기 흐름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원금과 함께 수익률까지도 담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원자재, 벤처기업, 부동산 등 대체투자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대체투자 상품으로는 부동산펀드와 리츠가 있다. 펀드와 리츠는 채권보다 수익률은 높고, 주식보다는 위험성이 낮다. 게다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가 가능하다.

그동안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느긋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부동산 공모펀드 또는 공모리츠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즉, 연간 투자원금 기준 5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배당소득(9.9%)을 분리과세 한다. 여기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또한 연간 투자원금 기준 5000만원을 초과하면, 배당소득(15.4%)은 원천징수하며,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를 한다(조세특례제한법 제87조의 6, 7 참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2월 말 기준 부동산펀드 시장은 102조원 규모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자(개인․법인․기관)로부터 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한다. 주로 부동산펀드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서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특히 자본수익에 확신이 드는 경우에는 경·공매 물건에도 투자한다. 그렇다고 수익형 부동산에만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구조는 아니다. 즉, 부동산 개발회사에 대출해주고, 대출이자가 주된 수익이 되는 상품도 있다. 게다가 펀드가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분양 및 매각에 따른 위험성이 있다.

부동산펀드는 원칙적으로 중도해약 즉, 중간에 환매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원금 및 수익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법에 따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나뉜다. 공모펀드는 50인 이상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방식이다. 반면 사모펀드는 기관투자자 등 49인 이내의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서 투자한다. 부동산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는 ① 상품의 내용 ② 투자위험 ③ 투자성에 관한 구조와 성격 ④ 수수료 ⑤ 조기상환조건이 있으면 그 조건에 관한 사항 ⑥ 계약의 해제 및 해지 등에 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반드시 설명을 들어야 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7조 참조).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뜻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리츠 시장은 44조원 규모다. 리츠는 매년 성장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직접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츠의 기본적인 수익구조는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 임대를 비롯해 개발사업, 주택저당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이다. 이는 증시의 급락과 상관없이 부동산에서 꾸준히 나오는 수익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이렇게 리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개발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대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임대수익을 가지고 배당하는 것이다. 물론 그 빌딩을 처분해서 생기는 자본수익도 배당한다. 게다가 부동산을 개발해서 얻는 개발수익을 가지고도 배당한다. 리츠가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형과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신탁형으로 구분한다. 주식형은 증권시장에 상장하며, 그 주식은 언제든지 매매할 수 있다. 반면 신탁형은 상장할 수 없으며, 일정 기간 환매할 수도 없다.

부동산펀드와 리츠의 공통점은 커피 한 잔 값으로도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세금에서도 벗어난다. 즉,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보유 및 처분할 때 들어가는 세금(취득세․보유세․양도세)에 대한 부담도 없다. 게다가 부동산 전문가가 투자대상 부동산을 선정해서 상품을 만들고, 운영 및 매각까지 한다. 그래서 수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전문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수익률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누가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 펀드와 리츠는 전문가가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상품을 만들어야만 수익(배당)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채권보다 수익률은 높고 주식보다는 위험성이 낮다. 게다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채권보다 수익률은 높고 주식보다는 위험성이 낮다. 게다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부동산펀드와 리츠의 차이점은 만기와 리스크 관리

반면,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차이점도 있다. 우선 환금성(換金性)이다.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5년 만기 폐쇄형 상품이 주를 이룬다. 즉, 상품의 만기까지는 환매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리츠는 상장돼 있는 주식에 투자한다. 언제든지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금성은 최고로 좋다.

또한 리스크 관리도 차이가 있다. 부동산펀드보다 리츠의 리스크가 더 낫다. 부동산펀드는 하나의 부동산에 투자해 상품을 만든다. 그러나 리츠는 여러 개의 부동산에 투자해서 그것을 하나로 묶어 상장하는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하루가 다르게 상권이 변하고 있다. 그만큼 하나의 부동산보다 다수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렇다. 오피스텔이나 꼬마빌딩은 소액투자가 불가능하다. 반드시 수억원 이상의 큰돈이 필요하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 세금도 부담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에 투자할 때마다 전문가에게 미래 가치에 관해 자문할 수도 없다. 개인의 판단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위험에 따른 손해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을 매각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환금성이 매우 떨어진다. 따라서 부동산펀드나 리츠 투자를 기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부동산 초보자에게는 간접투자가 유리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