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 위협을 가하자 유명 경영자들이 의견을 내고 있다. 그중 두 명의 의견이 극명하게 대비돼 논란이 됐다. 우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이 사태가 100년에 한 번 있는 재앙일 수 있다”며 “온 세계가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는 건설적이고 사려 깊은 글을 남겼다. 또 한 명의 유명인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공포는 바보스러운 짓이다”라고 했다. 일론의 주장이 논리적일 수는 있지만, 무책임하고 오만한 것으로 여겨져 많은 비난을 받았다.

두 경영자의 대비는 ‘감성 지성(EQ)’이 재난 상황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온 세계인이 긴장하고 우울할 때일수록 경영자들의 감수성 짙은 의사소통이 빛을 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감성적인 의사소통의 또 다른 사례는 최근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인상에 관한 것이다. 배달의 민족과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우버이츠(Uber Eats)’도 수수료를 30% 올렸다. 미국의 강제 자가 격리 조치들은 한국보다 엄격해서 식당들은 배달 서비스만 허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우버의 가격 인상은 배달의 민족과 같은 비난을 사지 않았다. 물론 배달의 민족의 가격 정책에 대한 국내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을 정당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코로나19 위협이 커지고, 갑자기 배달 서비스 수요가 늘었는데 같은 가격으로 배달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리 정치권과 사회의 시장 자율적 기능에 대한 몰이해와 인기영합적인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버는 가격 인상을 일괄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동가격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반발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배달의 민족이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대한 대응으로 변동가격제를 채택한다는 발표를 하고 점진적으로 가격 제도의 유연화를 가져왔다면 어땠을까. 결국 이는 기업에 ‘소통의 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많은 기업이 지금 ‘정지된 경제’로 인해 급격한 수요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 가격 인하를 해서라도 손실을 줄이는 것이 대책일 수 있다. 이때 가격 인하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키느냐는 문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노력 기울여야

경영자들에게 더욱 중요한 점은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에 더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다. 일례로 세계 항공 산업은 전대미문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90% 이상의 비행기들이 공항에 세워져 있다. 일부 항공사는 채권자들이 비행기를 차압하기 힘든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지경이다.

그런데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위즈 에어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는 두 개의 팀을 가동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하나는 위기를 헤쳐나가는 위기 대응팀이다. 임직원의 임금을 삭감하고, 노조와 금융회사나 항공기 제조사들과 새로운 협상을 진행하며 현금을 확보해 파산을 막는 일을 하고 있다. 다른 팀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팀이다. 각국 정부가 외국에 남겨진 자국민을 본국으로 실어나르는 새로운 수요를 찾아서 민첩하게 대응해 미국에 있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국민을 실어 날랐고, 중국으로 운항해서 마스크와 의료 장비를 실어 나르고 있다.

여객기 회사였던 이 회사는 이 재난 중에 화물 운송 항공사가 되고 있고, 주로 국내  항공사였는데 미국과 중국을 넘나드는 국제 항공사가 된 것이다. 아울러 두 번째 팀은 이번 위기에서 많은 항공사가 구조조정을 통해 항공 능력이 축소되고 도산될 것이라는 예상하에 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됐을 때 어떤 빈 곳을 치고 들어갈 것인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위기는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남보다 앞서서 준비한 기업에만 주어진다. 이러한 긴 안목의 준비는 조직원들에게도 자신감과 의욕을 북돋운다. 모두 절망하고 지쳐 있을 때일수록 CEO들의 긍정심리와 장기적 관점의 경영 전략은 빛이 나고 기업, 종업원과 나라를 살리는 일이 된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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