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프랑스로 갈 예정이던 마스크 수백만 장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프랑스 측은 “미국 바이어들이 돈을 3~4배 더 주고 미국으로 가져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마스크 선적 화물이 체코 해역을 통과하다가 압수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체코 정부가 지원한 ‘절도’라고 비난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마스크 쟁탈전’이라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앞에 ‘지구촌’이라는 단어는 무색해집니다. 대신 국가 간 불신과 이기주의가 득세합니다.

210여 개국에 질병이 확산하자 각국은 의료용품과 식량 등의 수출 관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기간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표방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보호무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마스크 쟁탈전이 보여주듯 극단적인 상황에선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입니다.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 분업구조의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은 자국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중국·일본·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망의 지역화·내부화·자립화 정책이 강화될 것입니다.

자유무역을 발판으로 성장을 이룬 한국 경제는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신규조사 건수는 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3월 말 기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27개국, 211건입니다.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수입규제 장벽은 더 높아질 것입니다. 보호주의의 득세가 인류 번영에 득이 될까요. 데이비드 달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펠로는 최근 카이스트(KAIST) 주최로 열린 온라인 국제 포럼에서 “대공황 때처럼 세계 각국이 보호주의 조치를 취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세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중국, 유럽 등 거대 경제 주체 간 협력이 절실합니다. 신보호주의의 망령은 코로나19가 낳은 또 다른 그림자입니다.


Reader’s letter

필(必) 환경의 시대

전 세계에서 친환경을 추구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필 환경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세계 1등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는 국내 환경 정책이나 규제가 미미한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생산자 책임제 활성화와 적극적인 ESG 투자 등을 통해 국내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패러다임에 발맞춰 나가길 바란다.

- 이진아 환경 활동가

Reader’s letter

플라스틱 없이 살기

탈(脫)플라스틱을 위한 개인 차원의 노력은 늘 유행처럼 번지다가 어느 순간 잊힌다. 빨대가 코에 박힌 거북이나 몸속에서 폐비닐이 발견된 새가 또 나오지 않는 한 탈플라스틱 운동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는 어렵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기업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물질을 개발하는 일에 더욱 많은 자원을 투입하면 좋겠다.

- 윤석근 한샘 대리

Reader’s letter

반성합니다

플라스틱을 지금처럼 사용하면 ‘공멸’할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막상 아이스크림을 살 때는 유리그릇 가져갈 용기를 내지 못한다. 가벼운 의식으로는 무거운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는 걸 커버 스토리를 읽으며 깨달았다. 갑자기 모든 생활 속 플라스틱을 끊을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인지 실질적 대안일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현장 기사가 흥미롭게 읽혔다.

- 양은선 직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