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며칠 전 정부는 부동산 투기차단을 이유로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를 대상으로 민간주택 분양권 전매금지라는 또 한편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정책을 내놓았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내놓은 21번째 부동산 대책이었는데, 지금까지 발표된 부동산 정책의 기조인 ‘투기근절 및 서민의 주거안정’이라는 방향에 부합한다.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보수에서 진보로의 전환인 만큼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모든 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을 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6·19 부동산 대책(2017년)’이 시작이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출규제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청약요건 강화 등 10년 만에 등장한 부동산 종합대책이라고 불린 ‘8·2 부동산 대책(2017년)’이 뒤를 이었다.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 아래 애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을 만큼 초고강도 규제책으로 불리는 ‘9·13 부동산 대책(2018년)’도 있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직격탄이 됐던 15억원 초과 고가주택 대출 금지를 골자로 한 ‘12·16 부동산 대책(2019년)’ 등은 발표 당시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이슈와 충격파를 안겨준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분배와 형평성을 기본축으로 한 서민의 주거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돌이켜 보건대 정부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한 1967년 이후 최근까지 부동산 정책은 크게 세 방향으로 수립돼 왔다. 첫째는 우리가 냉탕정책이라고 말하는 ‘부동산 투기억제 및 가격안정대책’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 및 투기행위를 막기 위한 규제정책으로 볼 수 있는데, 주로 부동산 시장 과열기(활황기) 때 등장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나 현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둘째는 온탕정책이라고 말하는 ‘부동산 거래 및 경기활성화대책’이다.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살리고 이를 통해 경기회복까지 도모하려는 규제완화정책으로 볼 수 있는데, 주로 부동산 시장 침체기(불황기) 때 등장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그랬다. 셋째는 전세난을 해결하고 서민의 주거생활을 안정화하기 위한 ‘서민주거안정대책’이다. 이는 전세자금의 지원, 임대주택의 공급확대, 신도시개발을 통한 주택공급확대 등과 같은 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과거 여러 정부에서 민심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됐다.


지난 30~40년을 돌이켜 보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정부정책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반복적으로 경험해왔고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도 크게 요동쳤다.
지난 30~40년을 돌이켜 보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정부정책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반복적으로 경험해왔고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도 크게 요동쳤다.

부동산 정책 냉·온탕 오가…지금은 ‘냉탕의 시대’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 정책은 이른바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는 모양새를 보여 왔고 또한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평균 1년에 한 번씩 규제정책이 나왔고 2년에 한 번씩 규제완화정책이 나왔을 정도다. 부동산 정책이 경기상황과 정치적 판단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한 것이다. 심지어 같은 정부에서도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며 정책의 일관성을 포기한 적도 있다.

물론 부동산 정책은 경기상황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냉탕 정책을 써야 할 필요가 생기지만,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돼 있다면 온탕 정책을 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상황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결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특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직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30~40년을 돌이켜 보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정부정책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반복적으로 경험해왔고,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도 크게 요동쳐왔다.

물론 정부정책에 따른 냉탕과 온탕효과는 2020년 5월 지금까지도 유효해 보인다. 정부정책의 변화에 따른 냉탕과 온탕효과가 부동산 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한 맞춤식 부동산 투자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첫째, 다주택자의 경우다. 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9·13 부동산 대책으로 확대·개편된 정부의 고강도 규제정책은 사실상 다주택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여기서 다주택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전략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처분하는 방법이 있다. 세금규제가 강화될수록 다주택자의 조세 부담이 더욱 커지는 구조인 만큼 매각을 통해 주택 수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올해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기로 한 만큼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다음으로,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 일반적인 증여보다 대출을 끼워 증여하는 부담부증여를 통해 세금을 줄이는 방식이 선호된다. 이어서,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9·13 부동산 대책 이전에 매입한 주택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거주주택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기준시가 6억원 이하의 주택일 경우 보유 중일 때는 물론 처분 시에도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경우라면 설령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더라도 종합부동산세가 합산 과세가 되고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가수요자의 경우다. 가수요자는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대출을 활용해 매입하려는 레버리지투자자와 전세보증금을 껴안고 매입하려는 갭투자자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레버리지투자자의 경우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고강도 대출규제안(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대출 전면금지,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20% 적용)을 내놓음으로써 사실상 취득단계에서 원천 차단된 모양새다. 마찬가지로 갭투자의 경우도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경기불황으로 연결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지적인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실수요자의 경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속해서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8·2 부동산 대책은 무주택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수혜를 제공했는데, 가입 기간 2년 경과 청약통장(1순위 자격)을 소유한 무주택 수요자가 최대 수혜자였다. 따라서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라면 관심지역을 고른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신규 분양아파트에 초점을 맞춰 청약통장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다만 청약 1순위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수요자라면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해 내놓은 절세용 매물이나 최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내놓은 급매물을 매입하는 전략도 좋을 것이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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