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사건에 대한 기소심의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영진을 기소했다. 기소를 감행한 검찰의 주장에는 기업에 관한 몰이해와 자본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반기업 논리가 가득했다. 검찰은 기소 이유 중 하나로 ‘국민 의혹 해소 필요성’을 적시하면서 이른바 ‘국민 정서법’이 헌법 위에 있고 스스로가 정치적이라는 점을 자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가를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검찰과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통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삼바의 가치를 부풀리는 수단으로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의 가치를 불법적으로 재평가한 것이라는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경영권은 지배주주에게 있다. 다른 지배주주들이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도전하지 않는 한 가문이 지배하는 삼성그룹의 지배 경영권은 이병철 회장 후손일가에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런 편·불법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한국의 기업가들보다 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가문의 재산권(경영권)을 부모가 죽었다는 이유로 국가가 ‘약탈’하겠다는 제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은 기소 이유로 삼성의 M&A가 이 부회장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M&A는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하고, 그것은 결국 대주주와 경영진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사익과 조직의 이해가 공존하기 때문에, 이 M&A로 특수한 이해관계자들이 부당하게 손해를 봤다는 점이 아니라 대주주와 경영진에 이익이 됐다는 점은 처벌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모든 M&A는 결과적으로 손해가 될 수도, 반대로 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최종결정 권한은 주총에 있다. 재산권 행사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주총에서 승인된 사항에 대해 검찰이 다시 심판하겠다고 나선 사실 자체가 소액주주들의 재산권 행사 권한을 검찰이 부인한 것이다.

만약 삼성의 M&A와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당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있다면 그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지만, 그런 주주나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나약한 지배구조 고리를 공격해 재미를 봐온 벌처 캐피털(파산한 기업이나 경영이 부실한 회사 등을 저가에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매각해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는 자금) 엘리엇뿐이다. 또한 시세 조작으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은 자회사 보유 주식의 재평가로 인한 일시적인 영업 외 이익 때문에 투자자들이 삼바 주식을 잘못 사서 손해를 봤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의 정치 검찰처럼 삼바 재무제표를 읽을 줄 몰라서 일시적 자산평가에 의한 이익과 그 회사의 근원적 경쟁력에 기반하는 미래 가치를 구분 못 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고, 삼바의 상장을 승인한 한국거래소가 이러한 기본적인 회계 정보에 대한 판단 없이 상장을 승인했을 리도 없다.

실제 상장 후 60만원을 넘어서 오르던 주가를 20만원대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것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 공권력의 횡포이지 삼바의 회계 자료가 아니다. 그리고 이 부회장 기소에도 불구하고 이미 70만원을 돌파한 삼바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기업은 사회의 소유물이 아니다. 지배주주는 기업의 청산마저 결정하고 주총에서 승인받을 수 있는 권한의 재산권을 가진 존재들이다. 즉 검찰이나 사회적 판단으로 조직이 이익이 되고 대주주나 경영진에 이익이 되지 않는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이런 사유재산제도와 자본주의의 근본을 부정하고 기업 지배구조의 최종 의사결정 권한이 주총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검찰이 대한민국의 성공 기업들을 처벌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삼바 기소로 드러난 검찰의 모습은 한국 기업인들의 죄라면 조선 시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성리학적 세계관의 사대부가 지배하는 나라에서 사업하는 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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