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고려대 외교학,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박원갑
고려대 외교학,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은 상반기에 나올 양도세 절세매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적기는 3월 말~4월 초순 정도로 예상한다. 양도세 절세매물은 계약부터 잔금까지 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사전에 목돈을 준비해야 한다.

일부 언론에서 전망하는 것과는 달리 매물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매물이 나와도 세금이나 대출 규제가 많아 매수층 역시 두껍지 않다. 협상 여부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싸게 집을 장만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양도세 절세매물 어느 정도 나올까

올 6월 1일은 시장에서 ‘의미 있는 날’이 될 것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과세 기준일이 6월 1일이다. 더욱이 6월 1일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0%포인트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 부산 해운대구 등을 비롯한 전국에서 111곳에 이른다.

6월 1일부터는 3주택자가 첫 집을 팔 때 양도세 차익이 10억원을 넘는 경우 지방소득세 포함해서 최대 82.5%를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다주택자 입장에서 팔아도 남는 게 없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5월 31일 이전에 매각하면 양도세 최고세율 71.5%가 적용돼 양도세율 부담이 11%포인트가량 적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미리 파는 게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양도세 절세매물이 기대치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미 증여나 매각을 통해 집을 정리한 다주택자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 증여 건수는 13만4642건에 달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연간 최대치는 2019년 11만847건이었는데, 지난해 1~11월 수치가 이보다 2만3795건이 더 많았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한시적 양도세 감면을 검토한 것도 절세매물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줘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오히려 규제 완화에 대한 왜곡된 신호로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시행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여전히 한시적 양도세 감면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상반기에 팔기보다 다음을 기약하는 다주택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 이는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내놓을 매물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도세 절세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거주 요건을 최대한 갖춰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는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별도로 세를 주고 있는 매물이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로 가득 차 있다. 사진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로 가득 차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물 사더라도 실입주 쉽지 않을 수도

실수요자들이 한시적 양도세 매물을 사더라도 매물 성격에 따라 실제 입주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은 전·월세 만기 6~2개월 전이다. 새 집주인이 전세 낀 집을 매입해 실제 거주하려면 계약 갱신청구권 행사 이전(임대차 만기 6개월 전)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한다. 달리 말하면 전세 계약기한이 6개월 이하로 남은 매물은 입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반년 뒤에나 입주 가능한 집을 당장 매입하는 것에 부담이 클 수 있다. 결국 매도자는 실수요자보다 갭투자자에게 집을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주택 이상 집을 보유한 사람은 신규 구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금지된다. 다만 실수요자가 주택을 구입할 때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가령 조정대상지역에서 무주택자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살 경우 6개월 이내에 전입해야 한다. 1주택자 역시 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 전입과 종전 집 매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정대상지역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는 금액과 관계없이 모든 주택 취득 시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주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조건으로 수요자층이 두껍지 않아 소화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의외로 저렴한 매물이 등장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매물은 5월 31일 이전 소유권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계약부터 잔금까지 1~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3~4월에 절세매물이 나올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양도세 급매물을 잡으려면

절세매물을 잡으려면 사전에 계획을 짜야 한다. 가령 미리 부동산 중개업소에 연락해 매물이 나오면 우선적으로 연락해줄 것을 부탁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급매물을 잡는 한 가지 팁. 가령 급매를 노릴 때는 곳곳에 그물을 쳐 놓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붕어 낚시하듯 한곳에 머물기보다 대상 지역을 넓히는 그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강남 입성이 목표라면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에 한정해 찾을 것이 아니라 송파구나 서초구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그물을 쳐 놓는 범위는 최소 10개 동, 50개 아파트다. 그래야 그중 하나가 걸리는 것이다.

그리고 양도세 절세매물을 잡으려면 미리 자금 준비도 단단히 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아예 대출이 금지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가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를 받는다.

또 5월 들어서면 중도금 없이 한 달 이내 결제나, 혹은 일시불로 결제를 요구할 수도 있다. 급매물 잡기 전략을 현실화하려면 자금 계획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하반기 이후 시장이 정체될 수 있으므로 시세보다 5~10% 정도 싼 매물만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져보길 조언하고 싶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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