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주식 보유금액은 722조2000억원이었다. 상장주식 총액의 36.5%에 해당한다. 상장주식 중 대주주 보유분 혹은 우호 지분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으므로 유통되는 주식만을 중심으로 계산하면 외국인 보유분은 그 비중이 훨씬 높아진다. 그만큼 외국인 투자 자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도 커진다.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입은 국내 주식 시장의 가격 변화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거시경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무엇에 의해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거시경제의 안정을 위해 중요한 과제다. 또한 이른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이동 요인에 관해 필자가 지난해 동료들과 수행한 실증연구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의 이자율이 중요한 자금 이동 요인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미국 이자율을 한국 시장 투자 결정에 중요 요인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 이자율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통화 정책이 외국인 투자 자금의 향방을 결정하므로 향후 우리나라 주가의 방향을 파악하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에는 다우존스 수익률이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매수한 한국 주식을 매도할지를 결정하는 데는 코스피 수익률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분석됐다. 즉, 미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높을 때는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감소하고 한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높을 때는 외국 자금이 한국 시장을 잘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동에 수익률이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는 증가하나 매수와 매도에 모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융시장 리스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증가하면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 자금도 증가하나 리스크가 증가하면 자금이 즉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글로벌 유동성의 변화에 의해 우리 주식시장의 주가가 변화될 것을 의미하며 리스크 관리 역량이 외국인 자금의 안정적 유입을 결정하는 요인임을 확인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 주식 가격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최근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근본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외국인 투자의 안정적 관리다.

앞의 분석 내용에서 본 바와 같이 외국인 자금은 미국 통화 정책이나 글로벌 유동성과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수익성, 리스크 관리와 같이 우리 시장의 내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투자 장기화 유도·금융 안전망 강화해야

따라서 투자 수익성의 안정적 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시장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배당 성향을 확대해 투자의 장기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가 지속해서 매매 차익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을 투자자와 공유해 장기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은 가능하다.

시장의 리스크 감소를 위해서는 금융 안전망 강화를 통한 외환시장의 안정성 제고도 필요하다. 환율 리스크가 우리 시장의 가장 중요한 투자 리스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투자 관련 제도의 투명성 강화도 필요하다. 공매도 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만이 아니라 매달 변경하는 증거금률 제도 등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과열되고 있는 금융시장이 염려를 자아내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개인의 수입과 소비를 지탱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우선은 최선인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 자금을 안정적 투자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