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흥 서울대 사법학 학사, 법학 석사, 사법시험 37회, 사법연수원 27기,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조세조 총괄연구관), 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하태흥
서울대 사법학 학사, 법학 석사, 사법시험 37회, 사법연수원 27기,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조세조 총괄연구관), 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 열풍이 거세다. 이른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국내 주식 투자자는 2021년 코스피 지수 3000시대 개막의 주역이 됐다. ‘서학 개미’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도 2021년 1월 말 기준 103억달러(약 11조원)가 넘는다고 한다. 채권 금리에 반비례하는 채권 가격 역시 초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때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세금 문제를 여섯 가지 포인트로 나눠 살펴봤다.


포인트 1│증시 상장 여부에 따라 다른 과세 체계

국내 주식은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주식인지, 비상장 주식인지에 따라 과세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 상장 주식은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에게는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비상장 주식은 대주주나 소액주주를 가리지 않고 10~30%의 세율로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또 상장 주식의 대주주는 본인과 직계존비속 등이 특정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과세된다. 정부는 2021년 4월부터 대주주 기준을 3억원까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결국 현행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2023년부터는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돼 소액주주라고 하더라도 양도 차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20~25%의 세율로 과세되고 손익 통산(손실과 이익을 통합 계산해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적용된다. 다만 이자나 배당처럼 확정적으로 받는 수익금은 2023년 이후에도 현재와 같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남는다.

국내 주식형 펀드나 국내 주식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 주식처럼 비과세다. 반면 국내 주식이나 주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은 수익금이 배당소득으로 구분돼 있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나 ELS 상품은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 대상으로 변경된다. 최근 가격이 급등해 주목받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도 2022년부터 20%의 단일 세율로 과세된다.


포인트 2│차명 거래는 ‘세금 폭탄’ 위험

누구든 주식 관련 세금을 줄여 보고자 차명 거래의 유혹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차명 주식임이 밝혀지면 증여세가 과세된다. 다만 종래 과세 실무는 하나의 차명 계좌로 여러 주식을 반복해 매매하는 경우 모든 차명 주식에 증여세를 부과했으나, 과도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판례는 최초로 증여의제 대상이 된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 대금으로 반복해 사고판 경우에는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에 대해서만 한 번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11두10232 판결). 특히 차명 주식 거래는 증여세 외에도 양도소득세나 배당소득세 탈세 문제로 고초를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념해야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포인트 3│해외 주식 양도 차익은 20% 단일 과세

해외 주식의 양도 차익은 20%의 단일 세율로 과세되고 손익 통산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익이 난 A주식을 매도하고 손실이 난 B주식을 계속 보유하려고 마음먹었다면, A주식을 매도할 때 B주식도 함께 팔아야 한다. B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 손익 통산을 받을 수 없지만, B주식을 매도하는 즉시 손실이 난 가격으로 재매수하면 손익 통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은 현재 배당소득으로 구분돼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려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또는 연금저축 계좌를 통하는 것이 절세 방법이다. ISA 계좌는 200만원까지 비과세이고 그 초과분은 9%의 단일 세율로 과세된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은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3~5%의 세율로 연금소득세만 과세된다.

특히 변액연금보험처럼 수익금 전부가 비과세되는 경우라면 몰라도 세율만 일부 절세되는 계좌에 비과세인 국내 주식형 펀드를 담는 것은 세금 측면에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관련 절세 기법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관련 절세 기법도 주목받고 있다.

포인트 4│단기 사채 매입 시 수입 시기 유의해야

채권 투자에도 절세 포인트가 숨어 있다. 개인이 장내 채권이나 장외 채권을 거래해 얻은 매매 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채권은 통상 10채당 1만원에 발행되는데, 표면이율이나 부도 위험, 시장이자율 등에 따라 가격이 등락한다. 1만원짜리 채권을 9000원에 사더라도 이자 외에 만기에 원금 1만원을 상환받는다. 매매 차익 1000원은 과세되지 않는다. 만기 전에 1만1000원에 팔아도 매매 차익 2000원은 비과세라는 의미다. 단기사채처럼 만기에 받을 금액에서 이자율에 따른 금액을 할인해 주는 경우는 채권 매매 차익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는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으로 열거된 ‘예금과 이자의 할인액’에 해당해 이자소득세 대상이다.

채권은 계속 보유할 경우 이자 지급일이 이자소득의 수입 시기가 되는데, 이자 지급일 전에 매도하면 보유 기간 과세를 하므로 이자를 지급받지 않더라도 채권 보유 기간 계산된 이자에 대해 과세한다. 이자 지급일 직전에 이자 상당액이 반영된 가격으로 매도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단기사채는 매입일을 이자소득의 수입 시기로 보아 즉시 원천징수를 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경계선에 있는 사람은 수입 시기에 유의해야 한다.


포인트 5│채권 수익률 따질 때도 세금 고려해야

채권 투자의 수익률을 따질 때도 세금을 고려하지 않으면 손해볼 수 있다. 만기 1년이 남은 A채권의 표면이율이 연 5%인데 같은 신용등급과 만기가 있는 표면이율 연 3%의 B채권이 1만원에 거래된다면, A채권을 1만200원에 매수해도 두 채권 모두 최종 수익금이 300원이므로 세전 수익률은 같다.

그러나 A채권은 표면이율 5%에 따른 이자 500원이 고스란히 과표로 잡힌다. 반면 B채권은 표면이율 3%에 따른 이자 300원만 과표로 잡힌다. 따라서 세후 수익률까지 고려한다면 표면이율이 낮은 B채권을 사는 게 유리하다.

해외 채권 중에는 브라질 국채처럼 조세 조약상 이자소득세가 원천지국과 거주지국에서 모두 면제되는 채권도 있다. 대개는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이 발생한 원천지국에서 제한세율로 과세하고 거주지국에서는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받는다.

한·미 조세 조약상 이자는 12%의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한국 거주자가 미국 채권에 투자한 경우 미국에 12%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차액만 내면 된다. 해외 채권의 매매 차익은 현재 과세되지 않지만 2023년부터는 국내 채권, 해외 채권 가릴 것 없이 모두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된다.


포인트 6│해외 부동산은 원화 기준으로 양도 차익 계산

해외 부동산 투자도 절세 전략이 필요하다. 2001년 이전에는 해외 자산의 양도 차익은 ‘(외화 양도가액‑외화 취득가액 등 필요 경비)×환율(양도일 기준)’로 계산했다. 해외 부동산을 100만달러에 사서 100만달러에 팔면 외화 기준으로 양도 차익이 없다고 봐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부터는 ‘(외화 양도가액×수령일 환율)-(외화 취득가액 등 필요 경비×지출일 환율)’로 계산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취득 당시의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이었다가 양도 당시의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2억원의 양도 차익이 생긴다. 원화를 재원으로 환전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고 양도 대금을 다시 원화로 환전한 것으로 봐 원화 기준으로 양도 차익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다만 위 100만달러를 모두 현지에서 모기지론으로 대출받아 취득하고 양도 대금 100만달러로 모기지론을 상환한 경우라면 상황이 다르다. 판례에 따르면, 이런 경우에는 대출금에 대한 환차손을 양도 차익에서 차감할 수 있다(대법원 2013두22819 판결). 환율 상승으로 발생한 양도가액의 환차익은 외화로 변제해야 할 대출금의 환차손을 반드시 수반하기 때문이다.

세금 모르는 부자가 없고, 부자와 빈자의 차이는 세금 지식에서 갈린다고 한다.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손에 들어오는 세후 수익률을 정확히 알고 뛰어드는 것이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절세의 기회는 알고 찾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하태흥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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