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고용 쇼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국내 실업자 수는 약 157만 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래 가장 많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실업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고용이 악화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만간 발표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대규모 일자리 예산이 추가로 편성될 것이다. 정부와 공공부문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도 조기에 실행돼 고용이 더 악화하거나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볼 수 있게 돼 역설적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현저히 약화한 현 상황에서는 단기적으로 보면 이런 정책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국가 재정 의존형 단기 일자리는 당장의 난국을 타개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특성상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특히 재정 지원이 끊기면 일자리도 사라지는 등 고용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는 문제도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최악의 상황을 보이는 고용 지표들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와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쇼크에서 벗어나 일자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민간, 특히 기업 투자 촉진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보수 수준도 높은 일자리 창출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장벽들을 해소하는 등 기업의 경영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미증유(未曾有)의 위기라 불리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고용 쇼크’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2월 10일 오후 서울 가락동에 있는 서울동부고용 복지플러스센터. 사진 연합뉴스
‘고용 쇼크’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2월 10일 오후 서울 가락동에 있는 서울동부고용 복지플러스센터. 사진 연합뉴스

기업 옥죄는 규제 지양해야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현실은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른바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이나 노동 3법(노조법·퇴직급여보장법·근로기준법)에 대한 기업의 개선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집단소송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법 등 앞으로 도입될 법 제도나 규제에 대해서도 기업 경영 환경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민간의 고용 여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에 대해 시장이 의구심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의문이 해소 또는 완화되지 않는 이상 정책 당국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모든 법 제도와 규제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민간, 특히 기업의 역할에 대해 정책 당국이 간과하고 있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기존 법 제도와 규제가 애초 잘못됐거나 불합리 또는 부조리한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고쳐서 쓰거나 폐기 또는 새롭게 만들어 쓰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이러한 의사결정이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노사정 상호 간의 대화와 타협 그리고 양보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른바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면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영 환경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정책 당국이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기업이 가진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고자 한다면, 그에 걸맞은 노력도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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