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셜미디어(SNS) 커뮤니티가 ‘클럽하우스’ 돌풍으로 들끓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의 문자, 사진, 동영상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SNS와는 달리 말로 하는 채팅 SNS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 앱은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의 폴 데이비드슨과 로한 세스 알파익스플로레이션 공동 창업자가 만들었다.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은 2020년 4월 클럽하우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가 1500명에 불과했던 2020년 5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테크 밴처캐피털(VC) 회사 앤더슨 호로비츠가 1200만달러(약 133억원)를 투자하면서 기업 가치를 1억달러(약 1111억원)로 인정받았다. 이어 올해 1월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1111억원)의 유니콘 기업 반열에 등극했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성공과 혁신 요인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우선 주목되는 부분은 창업 클러스터의 중요성이다.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대, UC 버클리 등의 우수 인재들이 모인 대학을 중심으로 유수의 VC가 포진해 있는 장소다. 명망 있는 VC의 투자는 투자받는 회사에 자금은 물론 세상의 관심과 기대를 모아준다. 클럽하우스는 이러한 실리콘밸리식 성공적 창업의 전형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빈번한 정부 보조금과 지원금에 의한 창업은 사실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서 부정적인 신호로 인식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에 대한 높은 관심 또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점이 한몫하고 있다.

사업의 타이밍과 정교한 마케팅 전략도 주목된다. 클럽하우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시점에 출시됐다. 사회생활이 단절된 상황에서 인간의 말하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서비스가 개시됐다는 점은 사업 시점의 중요성을 말해 준다. 아울러 클럽하우스는 SNS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쓰던 마케팅 전략을 뒤집었다. 디지털 플랫폼은 망 효과가 커 무조건 많은 사용자를 모으는 전략을 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선택된 사람들만의 공간으로 인식된다. 클럽하우스라는 명칭은 물론 기존 사용자가 초대할 경우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역발상의 고객 확보 정책을 채택했다. 이는 소비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마케팅에 활용한 것일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본질적 가치, 명칭, 마케팅 전략이 일관되게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명 인사와의 협력도 중요한 요소다. 클럽하우스의 폭발적인 인기는 스타트업 업계의 기린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역할이 컸다. 머스크는 올해 1월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고, 래퍼이자 지난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카니예 웨스트와 클럽하우스를 같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신의 서비스에 가장 효과가 클 유명 사용자를 선정하고 활용하는 것이 그 어떤 광고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숨겨진 욕망 찾아서 선점해야 성공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하면서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 구조는 진화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로 유통되던 텍스트는 이제 인쇄기도 언론사의 면허도 필요 없다. 사진 또한 인화와 인쇄가 필요 없고, 동영상은 방송 면허나 고가의 촬영 설비가 필요치 않다. 음성 또한 라디오 면허도, 전파 송신탑도 필요 없는 세상이 됐다. 수많은 사람이 콘텐츠 생산에 참여함에 따라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디지털 콘텐츠의 변화는 콘텐츠를 잘게 쪼개서 새로운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다. 트위터는 280자로 제한해 유통시키면서 생각의 흐름을 압축해서 전하고자 하는 수요를 찾아냈다. 틱톡은 짧은 동영상으로 압축된 재미를 유통시킨다. 클럽하우스는 팟캐스팅의 길고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쪼개서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누구나가 참여하는 ‘수다의 장’을 만들어 냈다. 이는 우리에게 숨겨진 욕망이 존재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혁신은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알고 보면 간단한 것이지만, 남보다 먼저 발견한 자만 시장을 선점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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