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의 파산설이 전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000억달러(약 360조원)가 넘는 부채로 전 세계에서 빚이 가장 많은 부동산 개발상으로 부각된 이 회사는 매출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하나입니다. 올해 8월에 발표된 작년 매출 기준 순위에서 122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서 내년 순위에선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만 해도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380위에 올랐다가 이후 리스트에서 사라진 다롄 완다의 운명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상이자 창업자가 중국 최대 부호에 올랐다가 막대한 부채 탓에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는 점에서 헝다와 완다는 닮은 꼴입니다.

‘포천’이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는 글로벌 기업의 진퇴사를 보여줍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팬데믹이 키운 글로벌 기업’은 위기의 순간에 급성장하는 기업의 모습을 담고자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지난해 경제에 충격을 안긴 탓에 올해 순위에 처음 진입하거나 재진입한 곳이 45개에 달했습니다. 예년의 두 배 수준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53개가 교체된 바 있습니다. 그만큼 글로벌 500대 기업의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1995년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지금까지 27년간 매년 자리를 지킨 곳은 156개 사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두 곳뿐입니다. 글로벌 500대 기업의 부침은 부채 관리와 높은 수익성을 양 날개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게 소중함을 역설합니다. 

2017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올라 있던 안방보험(139위)과 HNA(170위)는 부채 문제 등으로 창업자가 감옥에 있거나 체포되고 회사는 정부 관리하에 있습니다. 외형(매출)에만 매달릴 경우 놓칠 수 있는 수익성 담보도 기업의 중요한 생존 조건입니다. 사실 ‘포천’에 따르면 헝다의 2019년과 2020년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5.7%, 53.2% 감소했습니다. 부채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수익성 악화가 이미 퇴출 시그널을 보내왔던 겁니다. 팬데믹 위기에 판이 바뀌는 글로벌 기업 지형을 보면서 메가트렌드에 올라타는 혁신성과 함께 부채 관리와 고수익성 확보라는 기본을 잊지 않는 게 소중함을 되새겨봅니다.


Reader’s letter

하이퍼 로컬 스타트업 많이 나오길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에게 코로나19 팬데믹은 악재였다. 공연이 없을 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동네 골목상권을 탐방하는 일도 늘었다. ‘동네의 재발견’ 커버 스토리에 소개된 당근마켓·라스트오더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이퍼 로컬 비즈니스 분야의 스타트업이 앞으로도 많이 등장했으면 한다.

- 이새하 피아노 연주자

Reader’s letter

나눔의 시대 앞당기는 하이퍼 로컬

환갑을 앞둔 부모님도 당근마켓을 하는 걸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하이퍼 로컬 비즈니스가 더 이상 ‘어린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네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의 공간이 디지털이 되었을 뿐 전 세대가 다시 같은 나눔의 호흡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누는 즐거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즐거운 기사였다.

- 유한여울 센트비 매니저

Reader’s letter

동네 사람들과 남는 음식 공유라니

지난 호 커버 스토리에서 다룬 인터뷰 기사들을 재밌게 읽었다. 특히 참신한 소재라 눈길을 끌었다. 집에 남아있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이웃과 공유할 수 있는 하이퍼 로컬 앱 ‘올리오’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동네 편의점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도시락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돕는 ‘미로’라는 회사 이야기도 재밌었다.

- 김무상 아파트 경비원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