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 조감도. 사진 신길 AK 푸르지오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 조감도. 사진 신길 AK 푸르지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요즘 부동산 시장의 이슈는 단연 오피스텔이다. 한때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오피스텔이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는 느낌이다. 분양 시장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1000 대 1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로또청약을 방불케 할 정도이고, 가격도 껑충 뛰었다.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대체재로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린 때문이다. 전세난도 오피스텔 인기에 한몫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환금성이 떨어지고 정부가 추가 규제를 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달아오른 오피스텔 청약 열기

요즘 오피스텔 청약 시장은 한마디로 광풍 수준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 청약 접수 결과 96실 모집에 모두 12만591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312 대 1로 청약을 마감했다. 청약 접수에서 신청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한때 마비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경기도 과천의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경쟁률은 1398 대 1, 대구 서구 ‘두류역 자이’는 677.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이 속출했던 2~3년 전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아파트에 비해 청약 경쟁이 덜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아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요즘 30대는 청약가점이 낮아 아파트를 당첨받을 기회가 흔치 않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추첨제로 분양하다 보니 운만 좋으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30대가 오피스텔에서 내 집 마련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게다가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도 전매제한이 없다. 이러다 보니 웃돈을 붙여 팔려는 ‘단타족’까지 분양 시장에 뛰어들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분양 시장에서는 ‘선당후곰(일단 먼저 당첨되고 나중에 고민해도 된다는 뜻)’이라는 유행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아파트 대체 중대형 오피스텔 인기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크게 올랐다. KB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10월 기준 2억9076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0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9.73% 오른 것이다.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수도권은 서울보다 상승률이 높다. 경기도의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2억7623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85%, 인천 매매가는 1억648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1.24% 각각 뛰었다. 최근 들어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달아오르며 오피스텔 가격도 동반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시장과 오피스텔 두 시장이 서로 연동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요즘 오피스텔은 10평형대보다는 30평형대 등 중형 이상이 인기가 높다. 30대 맞벌이들이 아파트처럼 ‘살림집’으로 이용하기 좋아서다. ‘도심 콘크리트 세대’인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가 오피스텔을 살 만한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이러다 보니 중형 오피스텔은 가격도 많이 올랐다. 하지만 단순 임대 목적의 소형 오피스텔은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가격 오름세도 덜하다.

정부가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 기준을 완화하면서 중대형 오피스텔의 인기는 더 이어질 것 같다. 국토교통부는 주거용 난방 허용 기준을 기존 전용 85㎡ 이하에서 1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엇갈리는 호재와 악재

오피스텔 물량이 많지 않은 것은 일단 상승 요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만9844실에 달했던 서울 지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올해 1만4922실로 25%가량 줄었다. 내년에는 7793실로 올해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하지만 시중 대출 금리가 연 5%까지 오르고 있어 임대수익 목적으로 대출을 안고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은 실익이 없을 수 있다. KB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10월 현재 연 4.32% 수준이다. 앞으로 오피스텔도 대출 규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현재 오피스텔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아파트(투기과열지구 40%·조정대상지역 50%)보다 훨씬 높다.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를 상당수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아파트 등과 마찬가지로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고,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DSR 40%를 적용받는다. 대출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어 자기자본금이 더 많이 필요한 셈이다. 전방위 대출 규제로 오피스텔 가격 상승세가 올해 같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의 사항은 없나

기존의 주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매입할 경우 취득세율로 4.6%를 적용받는다. 오피스텔을 몇 채 사도 취득세율은 같다. 특별히 불이익은 없는 셈이다. 다만 주거용 오피스텔을 보유하다가 규제지역에서 첫 번째 아파트를 살 때 취득세는 8%, 두 번째는 12%로 올라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은 대체재의 공급에 영향을 쉽게 받는다. 그래서 주거용 오피스텔보다는 사무실(업무용) 용도를 겸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낫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거용으로 오피스텔을 임대하면 다른 아파트를 매각할 때 다주택자로 간주되어 양도세 중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오피스텔을 주거용 혹은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는 재산세 고지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업무용은 재산세(건축물), 주거용은 재산세(주택)로 각각 표기돼 있다. 

오피스텔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이 55%를 넘으면 사용 공간이 넓어 임대를 놓거나 직접 거주하기도 좋다. 오피스텔은 투자금 대비 임대수익만 생각한다면 로열층보다는 비로열층이 유리하다. 임대료는 매매 가격만큼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특히 100실 미만은 규모가 작아 나중에 팔기 어렵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왕이면 규모가 큰 역세권이나 대학가, 업무지구 주변 오피스텔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큰 곳이 유리하다. 아파트 임대료가 비싸 차선으로 오피스텔을 찾는 세입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그렇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큰 곳일수록 일종의 ‘대비효과’로 매매‧임대 수요가 많은 편이다. 이런 곳은 가격이 비싼 도심 대단지 아파트 주변일 것이다. 하지만 외곽의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오피스텔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올 경우 오피스텔이 먼저 영향받을 수 있어서다. 규제지역에서 전매제한 대상 오피스텔을 기존 100실 미만에서 50~70실로 낮출 수도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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