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사진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사진 연합뉴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총 27번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 서울을 필두로 꺾일 줄 모르고 상승한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라고 했던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방광역시권을 중심으로 상승 피로감이 회자될 만큼 아파트 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중에 부동 자금이 넘쳐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여파로 사상 유례 없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일 듯하다. 설상가상 지금껏 정부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각종 부동산 정책들이 대부분 공급량 증가보다는 규제 강화에 치우치면서 집값을 잡아내기는커녕 시장에 내성만 키워준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관리방안(2021년 10월 26일)’이 대출을 활용한 아파트 매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연이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점, 설상가상 아파트 공시 가격 현실화 여파로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확대된 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가격 상승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격 상승 폭이 줄어든 것일 뿐 상승세를 완전히 멈춘 것도 하락세로 전환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 여파로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대출이 원활한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는 기현상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새해 부동산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두 번의 초대형 이벤트(2022년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그렇다면 2022년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그리고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부동산 유형별로 하나씩 살펴보자.


아파트

2022년 아파트 시장의 경우 대통령선거(3월 9일) 이전까지는 거래량 없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신정부가 바라보는 부동산 정책 기조에 따라 그 향방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대통령 후보들의 민심잡기용 선거공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지만 시장을 대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급변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시장의 눈치보기식 관망세 속에 양극화 심화로 똘똘한 한 채 보유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대출 규제 여부와 상관없는 강남권 아파트의 국지적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인지, 가수요자인지에 따라 투자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만일 실수요자(무주택자 및 갈아타기 1주택자)가 아닌 투자목적의 가수요자(다주택자 포함)라면 굳이 성급히 움직일 필요는 없다. 2022년 3월 치러질 대선의 결과를 지켜보고 움직이는 편이 좋을 듯하다. 신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을 대하는 정책이 방향타를 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조금 다르다. 특히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평상시 거주관심지역 또는 교통망개선지역(GTX 및 지하철 연장선 개통예정지역)을 대상으로 공급이 예정된 신규 분양아파트에 초점을 맞춰 청약통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오피스텔

2022년 오피스텔 시장의 경우 아파트 대체용 부동산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아파트와 달리 정부의 대출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데 주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실 오피스텔은 거주목적보다는 투자목적에 가까운 대표적인 임대용 부동산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공실 증가가 눈에 띄고 있고 이는 곧 국지적인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 인천지역의 경우 공급물량(분양 및 입주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오피스텔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20~30대 젊은 직장인이 출퇴근하기에 편리한 도보 5분 내 초역세권에 입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오피스텔은 건물이 노후화될 경우 입주 기피로 임대료가 급락하는 전형적인 전강후약 성격의 부동산 상품인 만큼 준공된 지 10년이 지난 오피스텔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상가 및 상가빌딩

2022년 상가 시장(상가빌딩 시장 포함)의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 폭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시장의 경우 지난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았던 대표적인 임대용 부동산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속에 빠르게 공실이 늘고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스럽다. 다만 상대적으로 아파트와 달리 대출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 특히 상가빌딩의 경우 향후 가치상승 효과에 따른 가족 간 증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상가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우선 택지개발지구 내 신규 분양상가의 경우 상권의 안정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고분양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상가에 투자할 경우 반드시 상권의 확장성과 배후지 존재 여부를 살펴봄은 물론, 상가의 존립 이유가 영업에 있는 만큼 가시성과 접근성 확보 여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이다.


토지

2022년 토지 시장은 두 건의 초대형 이벤트(3월 대통령선거, 6월 지방자치선거)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는 당선 가능권 후보들의 선거공약과 밀접하다. 토지의 경우 전형적인 투자용 상품인 만큼 호재지역과 비호재지역 간 가격 및 거래량 모두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도권, 지방권 구분 없이 개발호재 유무에 따라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또한 서울, 기타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권을 중심으로 지하철 착공 및 개통 예상 지역에 대한 개발 기대수요 역시 여전히 인기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에 투자할 때 체크해야 할 핵심 사항으로는 반드시 현장답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과 현장답사를 통해 진입로 존재 유무, 경사도, 정확한 시세 파악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평소 정부 정책 및 인프라 개발정보(도로 및 철도 개설 등 건설 정보)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